홈플러스 노동조합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연금이 홈플러스 매각에 참여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것이 공단의 공정성을 위반했다며 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가진 영국 테스코는 실제로 매각 과정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 승계 여부나 경영 비전 등에 대한 얘기는 전혀 들을 수 없다.
특히 테스코가 1조 원이 넘는 돈을 배당금으로 내놓는 계획을 인수후보들에게 통보한 것은 홈플러스의 향후 자금 상황은 물론 매각 이득에 따른 세금까지 무시하고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나 다름 없다.
국민연금 측은 투자업계에 알려진 것처럼 1조 원까지 투자금을 약정한 것은 아니라면서 "블라인드 펀드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라 운용사 쪽에서 하는 구체적 투자 결정 같은 것은 관여를 안 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은 홈플러스 인수자금에 대한 것이다.
공단의 공정성을 기준으로 한 비판과는 별도로 국민연금이 제대로 투자 판단을 한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매각가격으로 7조원 가량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너무 비싸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홈플러스는 지난해 3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최소 5백억 원 이상의 인수 투자금을 약정한 것을 두고 "과연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를 제대로 실시한 것인지, 사모펀드 봐주기식 투자가 아닌지 하는(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이달에만 5조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봤다.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에서는 4조7540억원을 까먹는 등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