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다음카카오와 수차례 접촉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대리 출시는 확정됐고 다만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만큼 출시 시기와 상생 방안 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임지훈 내정자 취임 뒤인 10월에, 늦어도 올해 안에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3조' 대리운전 시장…놓칠 수 없는 '수익창구'
업계에 따르면 그간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신중함을 보이던 다음카카오가 '카카오대리' 출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크게 세 가지 이유다.
대리운전 시장은 다음카카오의 본격적인 수익 모델이 된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10월 합병 이후,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고급택시 외에 마땅한 수익 창구가 없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 부진과 영업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각각 3.4%, 71.7% 줄어든 2265억원과 114억원에 그쳤다.' 3조' 규모의 대리운전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도 "다음카카오의 신규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올 하반기 '카카오대리' 출시를 전망했다. 카카오대리의 내년 수수료 매출은 (수수료율 10% 가정) 약 83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4989억의 16.7%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카카오 대리는개인이 실외에서 접수하는 시스템이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서비스가 침투할 수 있는 시장이 충분하다" 며 "카카오대리는 카카오택시와 달리 바로 수익화가 가능하고 가입 기사는 최대 5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카카오대리'는 카카오페이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이미 카카오톡과 택시로 이용자를 확보해 놓은 상황에서 카카오페이 가입자를 늘리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현재 대리운전 시스템의 가장 불편함이 현금 지급만 된다는 것인데. 대리비용을 신용카드나 카카오페이로 내게 되면 더 많은 고객이 쉽고 편하게 카카오대리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대리' 출시 초기에 카카오페이 결제 시 요금을 할인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카카오페이 가입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IG 투자증권은 "인터넷 업체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은 간편결제 사업"이라며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통한 기존 O2O 서비스는 물론 향후 출시될 대리운전, 퀵서비스, 배달 앱 등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렇게 카카오페이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면 현재 추진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 등 핀테크 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인터넷 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사업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관측했다.
◇ '대기업 진출' 우호적인 여론도 한 몫…35세 임지훈 CEO 힘 실어줄 듯
미래에셋증권은 정용제 애널리스트는 "약 7000여 개의 대리운전 업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카카오대리는 낮은 수수료(기존 20%), 월 사용료 면제(월 1.5만원) 보험이나 취소 페널티 등의 이점 제공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기사 모집도 원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대리는 다음 달 단독대표로 부임할 임지훈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그간 카카오택시에 TV 광고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인 만큼 수익 모델을 안정시키는 게 임 내정자의 과제다. 이에 따라 고급택시와 함께 카카오대리를 출시해 등 하반기에는 수익화에 주력할 것으로 업계는 판단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측은 "카카오대리 10월 출시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출시를 앞둔 고급택시 서비스 준비로 카카오대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황이고 대리운전 업체를 인수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다음카카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세훈 공동대표는 카카오프렌즈 스티커의 오프라인 결합 판매, 카카오택시의 성공, 핀테크 영역인 간편결제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등을 언급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중심에 서려는 다음카카오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