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가볍지않은 '현경대의 천만원'…'7인회' 檢도마에

대통령 측근 권력실세에 대한 사실상 첫 검찰수사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는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사진=청와대 제공)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76)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브로커로부터 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곧 소환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 형부인 윤석민(77) 씨의 사건무마 청탁비리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에 뜻밖의 대어(大漁)가 낚인 것이다.(CBS노컷뉴스 7월7일자 단독보도)

윤석민 씨에게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5천여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브로커 황모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경대 부의장의 금품수수 혐의가 포착됐다.

의정부지검은 황 씨로부터 2012년 4월 총선 직전에 현경대 부의장에게 측근 조모 씨를 통해 5만원권으로 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조사 내용에 따라 뇌물인지 불법 정치자금인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액수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천만원 추가 수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현경대 부의장은 19대 총선에서 제주시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에게 패했다.

현경대 부의장의 '천만원' 수수 혐의가 가볍지 않게 보이는 것은 현 부의장의 정치적 무게 때문이다.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박근혜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친박핵심 원로모임 '7인회' 멤버이다.

'7인회'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2012년 5월 당시 새누리당 김용환 상임고문이 언급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김용환 상임고문은 당시 "사람들이 7인회라고 부르는 모임이 있는데, 가끔 만나 식사하고 환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밥만 먹고 얘기나 나누는 모임은 아니었다. 대선을 앞둔 박근혜 캠프에 정무·정책·조직·인사 문제 등에서 조언을 넘어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7인회'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용환 상임고문 외에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김용갑 전 의원과 현경대 수석부의장이다.

이들 원로들은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개발독재 시대 엘리트 출신으로 박정희 정권의 경제정책을 수립했으며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을 기초한 인사들이다.

육사를 나와 5공 시절 청와대와 검찰·안기부에서 핵심역할을 맡았으며 보수언론의 대표논객 들이다.

박정희 정권 출신들로 태생적으로 현 박근혜 정부와 DNA가 통하는 인물들이다.

이 가운데, 현경대 부의장은 제주 오현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유신시절 검사로 재직했으며 전두환 신군부의 제5공화국이 출범한 뒤 11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5선의원을 지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시절 김기배·하순봉·양정규 전 의원과 함께 '민정계 4인방'으로 불리며 당권을 쥐락펴락하던 인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계입문 때부터 멘토역할을 해왔으며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했다. '7인회'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현재 공식 직책을 갖고 활동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형부인 윤석민 씨 청탁비리 사건은 현 정부 들어 처음 터진 대통령 친인척비리 사건이다.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도 현경대 부의장 사건이 사실상 처음이다. 성완종 게이트와 관련해 이완구 전 총리가 불구속기소되기는 했지만 이완구 전 총리는 실질적인 대통령의 원조 측근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현경대 부의장에 대한 검찰수사는 대통령 측근 권력실세에 대한 첫 수사로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주목된다.

현직 대통령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언제든지 '권력형게이트'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앞선 정권들에서 많이 보아왔다.

때문에 현경대 부의장의 '천만원'은 결코 가볍지 않으며 ‘7인회’에 대한 검찰수사 역시 가볍게 진행되서는 안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