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한 4천명, 현대차 그룹은 지난해보다 조금 더 선발인원을 늘릴 예정이지만 대졸 실업자와 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는 사회초년병들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성그룹은 다음달 7일쯤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서 4000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올해도 학벌과 학력, 지역연고를 배제한 채 선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응시자의 직무수행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직무적합성 평가'를 신설했고 이를 통과해야 삼성직무적성검사에 응시할 수 있다. 적합성평가로 이공계는 전공학점, 인문계열은 직무 에세이를 제출하도록 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한 관계자는 27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직무역량을 충실히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기존의 시험위주의 획일적인 채용에서 벗어나 직군별로 다양한 채용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계순위 상위그룹들은 대체로 채용규모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체규모로 9500명을 선발해 지난해의 9100명보다 소폭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2016~2018년 연평균 1만 2천명을 채용 3년동안 3만5천700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해외인턴제 신설, 정규직 채용 연계로 3년간 650명, 5년간 최대 1100명에게 그룹사 해외법인 인턴기회 제공 등을 통해 인력선발을 대폭 늘리고, 채용과 별도로 3년간 1200억원을 투입해 취업과 창업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공채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상사, 서브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한다.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지원이 가능하며, 중복지원을 하더라도 인적성 검사는 한번만 치르면 된다. 채용절차는 주로 서류-LG Way Fit Test(인성검사)/적성검사-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LG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0대 그룹 가운데는 처음으로 전 채용과정의 입사지원서에 직무와 관련 없는 공인어학성적 및 자격증, 수상경력, 어학연수, 인턴,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과 주민등록번호, 사진, 가족관계 현주소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 입력란을 없앴다.
경영권 승계 내분과 제2롯데월드 악재 등으로 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SK그룹은 신입과 경력을 합쳐 하반기에만 7천여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재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액 상위 6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57곳 가운데 40%가 지난해보다 덜 뽑겠다고 응답해 대졸자 취업문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경기에다 중국발 악재까지 겹쳐 올해도 대기업 취업문은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