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 5월 이마트 세무조사에 들어간 지 일주일 여 만에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한 것이다.
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월 하순 서울 장충동 신세계건설 본사에 직원 수십 여명을 보내 회계, 세무 관련 장부 등 각종 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 신세계건설 세무조사…왜?
국세청은 이마트 세무조사 도중 신세계 건설이 국내외 이마트 점포 건설 등 그룹 내부자 거래를 하면서 공사비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세금을 포탈한 단서를 발견하고,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건설까지 세무조사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반 골프장 건설비용의 몇 배에 달하는 25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최고급 골프장인 경기도 여주 트리니티CC 건설과 서울 한남동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자택 신축과 관련해 자금 흐름 등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3년 영업을 개시한 트리니티CC의 운영수익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레저사업부문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5억 2800만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76억 29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트리니티CC의 올해 6월말까지의 상반기 실적은 77억 8100만원으로, 신세계건설 전체 매출액의 1.6%에 불과하다.
트리니티CC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회원제 골프장으로, 입회 보증금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2월 신축공사에 들어가 내년 12월까지 공사가 예정된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일가의 한남동 자택은 건축면적 579.91㎡, 총면적 2,168.35㎡의 면적에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 단독주택을 신축 중이며 현재 지하 층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세계건설의 대주주는 이마트로, 32.4%의 지분을, 이어 이명희 신세계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10.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건설의 실적 상당 부분은 이마트와 신세계 그룹의 점포 건설 등 내부 거래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국세청은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 상해점 등 해외 점포와 최근 안전 사고가 발생한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신세계 아울렛 등 신세계 그룹 내부의 각종 공사를 도맡아 왔다.
올해 상반기 실적만 해도 이마트에 대한 매출이 956억여원으로 전체 매출의 19.8%, 신세계가 1조원을 투자한 (주)하남유니온스퀘어에 대한 매출이 769억여원으로 15.9%, 신세계에 대한 매출이 722억여원으로 14.9%를 기록하는 등 특수관계사 거래 비중이 무려 50.6%에 이르렀다.
신세계건설이 진행 중인 올해 상반기 주요공사도 동대구복합기반시설공사와 센트럴시티, 김해, 과천이마트, 하남복합센타 등 신세계그룹 발주 공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같은 내부거래를 통한 공사비 부풀리기 등으로 손실처리를 따로 해 장부를 조작하는 등 자금 흐름을 왜곡했을 것으로 보고 탈세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세청이 3개월 넘게 진행 중인 이마트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도 탈세액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BS는 국세청이 이마트에 대한 세무도사 도중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신세계 차명주식을 무더기로 발견했다고 보도(8월 10일자 국세청, 이마트 차명 주식 '무더기'발견) 한 바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마트 세무조사와 관련해서 볼게 많다"며 "추징액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