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선택한 첫 글로벌 현장은 중국, 대만이다. 이른바 범 중화권 핵심 거점이다. 이들 국가가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SK와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장쑤(江蘇)성에 있는 SK하이닉스 우시(無錫)공장 등을 방문하고 대만을 거쳐 글로벌 현장경영을 이어간 뒤 내달 초 귀국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번 해외 출장에는 글로벌성장위원장인 유정준 SK E&S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그리고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등이 동행한다.
이천 SK하이닉스 M14 준공식 바로 다음날 우시 공장부터 찾은 것은 우시 공장이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50% 가량을 담당할 만큼 중요한 생산 기지이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성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우시 공장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일 먼저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회장은 우시 공장 임직원들이 지난 2013년 9월 발생한 화재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정상화한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또 우시를 둘러싼 장강 삼각주가 중국 GDP의 21%를 차지할 만큼 산업 거점일 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을 감안, 장쑤성 및 우시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각각 갖고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틀 뒤인 28일에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로 이동해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과 합작해 설립한 우한 에틸렌 공장을 찾는다.
우한 에틸렌 공장은 총 투자비 3.3조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현재는 나프타분해설비(NCC) 등에서 에틸렌을 비롯해 총 연산 약 250만톤의 유화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 회장이 7년간 공을 들인 끝에 성사된 우한 에틸렌 공장은 지난해 23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68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의 7배에 달할 만큼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SK그룹은 우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중국에 석유화학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대만 홍하이그룹과 ICT분야에서의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5월 홍하이그룹과 IT서비스 합작법인(JV) 'FSK Holdings' 설립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부터는 IoT∙빅데이터 등 핵심 영역별 사업 및 기술 지원 TF를 가동, 팍스콘 충칭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 PR팀 이만우 부사장은 "최 회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현장에 머물면서 주요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공언할 만큼 글로벌 사업 의지가 강하다"며 "국가 경제와 SK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