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BIFF 조직위원회는 부산시가 지도점검 결과를 빌미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반발했다. 이후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다고 발표하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이 때문에 올해 BIFF 준비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안팎의 예측이 있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제 20회 BIFF 개최 기자회견에서 "삭감된 예산이 복귀되지는 않았다. 입장을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적 표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BIFF는 결국 부산시와 손을 잡았다.
이 위원장은 "부산시가 스폰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리는 이 시점을 놓치면 영화제가 몇 년 후퇴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부시장님이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을 줘서 협찬 받게 됐다. 앞으로 부산시가 BIFF의 중심에 섰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했고, 부산시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영화계 역시 '십시일반' 도움을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지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중장기 계획을 보류하거나 축소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올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삭감되기 전부터 4~5년 째 예산이 동결된 상황이었다. 거기에서 더 삭감된 것이니 대안을 찾고 연구하고 있다. 결산은 내년 총회 때 말씀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겨우 치르게 된 점에 대해 그간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린다. 예산은 줄어들었지만 저희 자존심은 지켜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도 한창 흥행 중인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대사를 언급하며 "'우리가 가오가 없냐, 돈이 없지'라는 대사처럼 자존심있게 준비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제 20회 BIFF는 오는 10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며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6개 극장과 35개 스크린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영화 100' 특별전, '내가 사랑한 프랑스 영화' 등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한국영화 회고전' 부문에서는 '1960년대 숨은 걸작'을 준비했다. 이밖에도 관객과 배우 및 감독들이 소통하는 '시네필 컨퍼런스', '배우 포럼', '광복 70주년 라운드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서는 천만 영화 '암살', '베테랑', '국제시장' 등을 만날 수 있다.
개막작으로는 인도 모제즈 싱 감독의 데뷔작 '주바안'이, 폐막작으로는 거쉬핑의 2005년 노신문학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한 래리 양 감독의 영화 '산이 울다'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