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영조를, 유아인이 사도세자를 맡아 주목 받는 이 영화에는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박원상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감을 더한다.
문근영은 열 살 나이로 사도세자와 혼인한 혜경궁 홍씨 역을 맡아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정조의 어머니로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딜레마를 생생하게 드러냈다.
청초한 매력과 안정된 연기력을 지닌 문근영은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 속에서 아들인 세손 정조를 지키기 위해 시어머니 영빈을 부추기고 남편의 죽음을 외면하는 혜경궁 홍씨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전혜진은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으로 분해 남편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아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애통함을 그려냈다.
영빈을 연기한 전혜진은 아들의 잘못을 누구보다 먼저 남편 영조에게 고하며 선처를 구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심정을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폭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소화해 온 배우 김해숙은 영조의 양어머니이자 사도세자를 끔찍이 아낀 대왕대비 인원왕후로 분해 자애로움과 냉철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산한다.
인원왕후는 사도세자를 몰아세우는 영조와 팽팽하게 맞서며 극의 갈등을 고조시킨다.
'남영동 1985' '부러진 화살' 등의 작품을 통해 지성파 배우로 각인된 박원상은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이자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 역을 맡았다.
그는 밖으로는 영조의 탕평책에 부응하며 국정쇄신에 힘쓰지만 가문의 안위를 위해 사위의 죽음을 묵인할 수밖에 없었던 홍봉한의 안타까운 고민을 묵묵히 그려냈다.
사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사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파생되는 심리변화를 따라가는 영화다. 가족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깊숙이 들여다 보고 싶었다"며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박원상 등 명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비극적인 역사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를 밀도 있게 표현해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