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오늘로 만 2년 6개월이 됐다.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날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취임 당시의 수준인 40% 초반대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된 것은 남북 간 군사대치와 안보이슈가 부각 된 데다 고정지지층이 급속히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율 왜 흔들리지 않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Why뉴스 전체듣기]
▶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40%25대를 넘어섰나?
가장 높게 나온 조사는 MBN(조사기관 리얼미터)이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조사한 것으로 긍정평가가 45%까지 치솟았다. 부정평가는 49.2%였다.
중앙일보가 지난주 수, 목(19일, 20일) 이틀 동안 조사한 결과는 잘했다는 41%였고 잘못했다가 49%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17~21일 실시한 8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긍정 41.0% 부정 54.2%를 기록했다.
머니투데이 the300(조사기관 리얼미터)이 지난 19~20일 조사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35.0%, 부정평가는 58.3%였다.
한국갤럽의 8월 18~20일(3일간) 조사에서는 34%는 긍정 평가했고 56%는 부정 평가했으며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 2년 반 전의 취임식 당시 지지율을 회복한 거냐?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첫 1분기 긍정평가 비율은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71%, 김대중 전 대통령 71%, 노무현 전 대통령 60%, 이명박 전 대통령 52%였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44%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분기가 첫 조사로 57%였음)
박 대통령 취임 후 한국갤럽의 첫 직무 수행 평가 결과에서는 긍정평가 비율이 44%로 당선인으로서의 마지막 평가였던 2월 셋째 주와 같았다.
그렇지만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의 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높긴 하지만 긍정평가가 평균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긍정평가 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남북 간 대치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지난주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나 다양한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그럴 경우 불통과 독선적인 이미지가 부각됐을 것이고, 정치부재의 대한민국 실상이 도마에 올랐을 것이다.
그랬다면 박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오히려 떨어지거나 답보상태였을 것이다. 한국갤럽의 정례조사에서 직무긍정률은 6월 넷째 주부터 8월 셋째 주까지 9주간 평균 33%로 답보 중이다. (같은 기간 내 부정률 평균은 57%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남북 간 군사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이 이어져왔다. 지난 2013년 2월 말 취임 직후 인사파동 등으로 역대 최저인 40%대에서 출발했지만 4월 북한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한 남북 간 대치를 겪으면서 50%대로 높아졌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으로 하락세를 겪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2014년 신년기자회견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고정지지층과 여기에 북한정세와 안보정세가 맞물려버리면 지지율이 급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남북관계도 결과에 따라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을 했다.
'의제와 전략 더 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어느 나라든지 안보사안이 터지면 여론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다른 대통령들보다 고정 지지층이 두터운 건 확실한가?
= 흔들리지 않는 강고한 층을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는 이를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표현한다.
직업별로는 은퇴/무직/기타가 52%로 가장 높고 가정주부가 50%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긍정률이 20%로 떨어진 지난 6월 19일(셋째 주) 조사에서도 60대 이상은 60%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경북지역의 직무긍정평가가 41%였으니까 고연령층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얼마나 공고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왜 흔들리지 않는 거냐?
이들 '콘크리트 지지층'은 세월호 참사에도 메르스 사태에도 그리고 국정원의 대선개입이나 국회법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다. 직무수행을 긍정평가 하는 이유도 '열심히 한다거나 노력한다'가 1위를 차지한다.
최창렬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후광 효과와 특정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 고 연령층의 지지가 맞물리면서 콘크리트 지지율을 견고하게 형성하고 있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25~30%를 바탕에 깔고 있고 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윤태곤 실장은 "첫 번째는 박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나 보호의 정서가 강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야당이 전혀 압박을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이유는 지지층이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자 이른바 진보세력들이 지지 철회를 선언하고 규탄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미FTA 때도 그랬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일관되게 지지한다. 오히려 비판세력에 대해 행동으로 맞서기까지 하고 있다.
▶ 남은 2년 반 어떻게 전망하나?
=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기간 동안에도 취임식에서도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취임식 당일에는 참석한 7만여 명이 합창으로 부르기도 했다. 국민들은 노래 제목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지난 2년 반 동안 국민은 행복했을까? 경제는 바닥이고 정치는 불통이고 경제민주화 등 대통령의 공약은 빌 공자 공약으로 잊혀져 가고 있다.
사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식 당시의 지지율로 회복되는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아는 사람들 중에는 불안감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왜냐? 앞으로 불통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평가가 낮아지면 그나마 변신이라고 시도하겠지만 40% 이상의 지지율이 유지되는 한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나 정치평론가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장점을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칭송하지만, 전문가들은 '양보 모르는 무식한 뚝심 리더십'이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원칙이라는 것이 일반인에게도 통해야 하는데 자신만의 원칙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은 2년 반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게 사실이다.
2년 반 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욘드 박정희'가 핵심과제라고 기사를 통해 밝힌 적이 있다. 그동안은 '아버지 박정희'의 영광과 그늘에 의지하고 때로는 묻어간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대통령 박근혜'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는데 지난 2년 반은 '불통과 독선'의 모습만을 보여줬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어려운 시절 우리는 콩 한 쪽도 나눠 먹고 살았습니다. 우리 조상은 늦가을에 감을 따면서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두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계와 품앗이라는 공동과 공유의 삶을 살아온 민족입니다. 그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살려서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남은 임기 반 동안에 박 대통령이 밝혔던 대로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모습을 앞장서서 보여준다면 희망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들과 소통하고 배려와 공감의 정치를 하면서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비욘드 박정희',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