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미국 9월 금리인상론…12월 인상여부 촉각

미국 기준금리의 '9월 인상설'이 하얗게 질린 전세계 금융시장과 함께 퇴색해 버렸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를 넘어서 '실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연내 인상을 공언한 만큼, 오는 9월 대신 12월에 금리가 오를 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단기간 내의 금리 인상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 연준에서는 미 경제가 저금리를 필요로 하는 '일시적 맞바람'을 맞고 있지만 곧 극복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며 "그보다 더 현실적인 가능성은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블룸버그뉴스가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음 달에 미국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28%로 집계됐다. 지난 7일 설문에서는 54%였다.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2% 아래로 내려서며 적어도 금융시장에서는 저금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기류 변화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계기로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중국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 위안화 하락이 시작된 지난 11일부터 지난 주말 사이에 미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약 5.4%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 이상 미끄러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나 영국의 FTSE 100 지수의 낙폭 역시 같은 기간에 각각 6%와 7%를 넘었다.

좀처럼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금융시장과는 별개로, 금리인상을 연준의 방침대로 적어도 올해 안에는 단행해야 한다는 시각 또한 여전하다.

미국 금융투자회사 색소 캐피털 마케츠의 케이 밴-피터슨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장에서 투매가 일어나더라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주장의 이유로 "시장에 통화정책이 좌우되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이라며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아무도 연준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주요 은행 중 한 곳인 웰스파고 역시 지난 주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우려와 유가 하락이 관심사였지만, 지난번(지난 7월 2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경제는 전반적으로 개선돼 왔다"는 의견을 보였다.

미국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서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다음 달에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37%에 그쳤지만, 내년 이후로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이보다 적은 17%였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약 2주간 급격하게 변해 버린 금융시장 여건 때문에 연준의 고민이 커졌다며,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다음 달 초 발표되는 미국 월간 고용동향를 통해 연준이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오는 27일부터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릴 예정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주최 연례 경제정책회의(잭슨홀 미팅)에 옐런 연준 의장이 참석하지 않는 대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참석하지만, 2010년 2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제시한 것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이 제시되기보다는 난상토론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