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이날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이 (협상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있으면 모니터링을 하다가 쪽지를 넣어주면 된다"며 "(역대 전임자들도) 장외발언은 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협상을 못하게 된다. 우리 협상대표들 입지가 좁아진다"면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는 건 처음 본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그렇게는 안 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남북협상 때 단어 하나하나까지 시시콜콜하게 다 개입했다"며 "예를 들어 '아측이 뭐냐, 우리측이지', '낡아빠진이 뭐냐, 진부한으로 바꿔라' 식이었다"면서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처럼)장외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고위급 접촉이 처음부터 언론 접근을 제한한 채 철저한 비공개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런 회담은 처음 본다"며 "기자들을 까막방에 가둬놓고 빈대 잡으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또 이날 한 방송에 출연, 협상 전망에 대해 "이미 그것을(남측의 자작극 주장) 공개적으로 성명까지 내놨기 때문에 그것을 뒤집고 시인, 사과, 재발 방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회담의 성격은 무엇보다도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북한이 도발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의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설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존 대북 강경원칙론을 재확인하고 협상 지침으로 하달하면서 북측에 대해 사실상의 백기투항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