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 ‘신의 한 수’ 누구를 돕나

금호 박삼구 회장 “6천5백억 원 주겠다” 승부수 띄워

금호산업 인수전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신의 한 수'에 시장의 관심사가 집중되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매각가로 1조 213억 원을 받겠다고 공표한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회장이 처음으로 금호산업의 최종 인수가로 주당 3만7564원, 총액 6천503억을 제시하면서 매각여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금액은 채권단의 1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호반건설이 제시했던 주당 3만907원보다 22% 높은 가격이며 당시 호반건설이 제시했던 무한 손해배상 조항, 거래 종결시까지 주가 변동액 보상 등 부대조건을 감안하면 사실상 43% 높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매각가격 흥정은 산업은행과 미래에셋 등 채권단에서 박삼구 회장에게로 갔다가 다시 채권단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매각가격의 1차 분수령은 채권단이 각 채권은행으로부터 희망가격을 받아 취합한 후 가격협상에 들어가기로 한 25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일단 박삼구 회장 측이 채권단에 전달한 6천 503억 원에 대한 가격을 놓고 2차 전체 채권단회의에서 일부 채권단이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채권단에선 현재 시가를 고려할 때 초기에 제시했던 1조원이란 가격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며 기대치를 낮추자는 의견을 냈지만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있어 각 채권은행으로부터 희망 가격을 취합해 협상에 반영키로 한 것이다.

채권단이 연초부터 금호산업 매각작업을 진행하면서 호반건설이 써낸 6천 7억원을 백지화는 등 여러 차례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채권단 내부에서 조차 지난 2008년 말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산은의 ‘분할납부 거부’ 과욕으로 7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머무르고 올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별 영업 손실마저 기록한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7년 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50.4%에 대해 6조 3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몸값을 써냈지만 산은이 욕심을 내면서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지분 50% 기준)은 현재 6천5백억 원 수준으로 10분의 1토막이 났다.

결국 채권단 내부에서는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주도로 현 주가의 3배가 넘는 가격을 부르면서 금호산업 매각작업이 제2의 대우조선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도 채권단으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경제 침체와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 북한 리스크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거의 패닉상태에 빠지며 연일 대 폭락장을 연출하며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금호 인수전의 새로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호산업을 비싼 값에 팔려는 채권단에게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악재로 미래에셋이 마냥 원금을 고집하며 버틸 수만은 없는 수세로 몰리고 있다. 즉 박삼구 회장에게는 오히려 위기는 기회가 되고 있다.

즉 채권단 내부에서도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산업 매각을 적정가에 매듭짓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박 회장에게는 유리한 국면이다. 즉 신의 마지막 한수가 박 회장을 향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지역민들도 금호가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인수가를 제시한 만큼 채권단도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바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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