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은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프로-아마 최강전' 고려대와 결승전에서 양 팀 최다 25점을 쏟아부으며 93-68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2013년 고려대 시절에 이어 지난해 오리온스 입단 뒤 개인 대회 2연패다.
또 이승현은 대회 MVP에도 올라 기쁨 두 배였다. 대회 평균 14.3점 5.8리바운드 3도움의 활약으로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18표를 얻었다.
대학 후배이자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21 · 206cm)을 한 수 가르쳤다. 이날 이종현은 이승현의 수비에 막혀 4점 7리바운드에 머물렀다.
경기 후 이승현은 "2013년은 대학생 신분 참가해서 프로 형들을 이길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부담이 돼서 어제 잠을 못 잤다"고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모교 후배들과 결승이었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같이 뛰었던 동지들을 상대하는데 기분도 준비하는 과정도 달랐다"면서 "그래도 선배 체면이 있는데 창피함을 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내가 할 것은 하고 나오자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MVP 수상 소감도 남달랐다. 이승현은 "2년 전에는 (이)종현이가 받았는데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워낙 출중했다"면서 "2년 전에는 못 탔는데 지금 받아서 남다르게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도 제자의 수상에 "신인급인데 완전히 팀의 중심이 된 것 같아 흐뭇하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고려대가 3일 연속 경기로 조금 지친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승현은 "나도 대표팀 훈련으로 진천을 왔다 갔다 하면서 지쳤다"면서 "지쳐서 졌다 핑계일 것 같다"고 일침을 놨다. 이어 "내가 지쳐서 졌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면서 "경기 임하는 자세는 힘들더라도 파이팅 있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은 이어졌다. 이승현은 "이종현과 강상재가 하이로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한번도 못 봤는데 공격력은 둘 다 최고니까 연계를 해서 한번씩 양보해서 패스하면 대학에서는 막을 자가 없다"고 충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승현은 인터뷰 중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낭보도 들었다. 취재진에게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들은 이승현은 "그래요?"라고 반문하면서 "4번째 도전 만에 됐는데 어릴 때부터 목표를 이뤄 MVP를 탄 것보다 기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최종 명단에서 떨어진 문성곤 등 후배에 대해서는 "나도 많이 떨어졌는데 개인적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함께 태극마크를 단 이종현에 대해서도 "종현이가 확실히 힘들어 보이더라"면서 "얼굴이 갔던데 주말에 잘 쉬고 다음 주에 같이 훈련할 때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