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충북 단양의 국민체육센터에서 만난 김광수 한국 중고배구연맹 회장은 올해로 26회를 맞은 CBS배 전국 남녀 중고배구대회의 오랜 역사를 회상했다. 과거 자신이 배구를 했던 1960년대에도 CBS가 개최하는 배구대회가 있었지만 잠시 명맥이 끊겨 1990년 다시 시작해 올해로 26회가 됐다는 것이 김 회장의 기억이다.
김광수 회장은 이 대회가 오랜 역사만큼 한국 배구의 성장에 상당한 이바지를 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지금 프로에서 활약하는 모든 선수가 CBS 대회를 거쳤다. 이 대회를 통해 기량이 향상됐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배구대회 가운데 의미가 큰 대회가 두 개 있다. 바로 대통령배와 CBS대회”라며 “이 두 대회는 다른 대회와는 의미가 다르다. CBS대회는 한국 배구의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중고연맹의 회장이 아니라 한국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모든 배구인이 화합할 수 있도록 꾸준히 대회가 열리는 것이 고맙다”고 평가했다.
CBS배 전국 남녀 중고배구대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중고 배구대회 가운데 가장 늦게 열린다. 춘계연맹전과 태백산배, 영광배, 대통령배가 모두 열린 뒤 CBS대회를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한다. 특히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는 남자 선수들과 달리 곧장 프로에 직행하는 여자부의 경우 마지막까지 ‘원석’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팀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회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예전에는 대학팀에서 중, 고등학교 배구팀을 많이 지원했는데 지금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 각 학교가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직 결과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V-리그 남녀부의 13개 팀 가운데 남자부 KB손해보험만이 이번 대회를 후원했다.
실제로 일부 팀은 교체 선수가 없거나 1, 2명에 불과한 ‘미니 선수단’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과거에는 한 팀에 20명 남짓의 선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10명도 안 되는 팀이 많다”고 소개한 김 회장은 “그만큼 한국 배구가 위기다. 상위단체의 도움이 없이는 한국 배구가 고사할 위기다. 선수 발굴을 위해 노력하는 중고교 배구 지도자들의 고생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