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에서 엄수된 이 명예회장의 영결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가장 먼저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했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두차례에 걸쳐 조문을 마친 바 있다.
범삼성가 쪽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이인희 한솔 고문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홍라희 리움 미술관장이 영결식에 참석했다. 신세계에서는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과 아들 정용진 부회장, 딸 정유경 부사장이 모두 참석했다.
2012년 이맹희 명예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천억원대의 상속 소송을 벌이면서 벌어진 사이가 이 명예회장의 별세로 자녀세대에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과 CJ 두 그룹의 뿌리가 같지만 이미 계열분리가 확실히 이뤄진 만큼 자녀 세대에서는 다툴 이유가 없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맞붙었던 아버지 세대처럼 감정적인 골이 깊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한편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영결식과 마찬가지로 장지 안치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장지는 CJ일가 사유지인 연하산이다.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구속 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 영결식엔 참석하지 못했다. 다만 이 회장은 시신이 운구된 지난 17일 입관식에 참석하고 19일 시신 안치실을 찾아 아버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