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두고 당권파인 비박계와 집권 친박계 간에 설전 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내 친이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4월 완전참여형 국민경선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면서 "원칙은 정해져 있다. 어떤 식으로 제도를 운영할지만 결정하면 된다"며 오픈프라이머리의 도입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어떤 제도도 완벽한 것은 없다"면서 "모두가 동의한 제도를 현실에 도입하기 어렵다고 해서 반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이른바 친박포럼으로 불리는 국가경쟁력 강화포럼 직후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실성이 없다'며 반대한 것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청와대 홍보수석과 정무수석을 지낸 대표적 친박 이정현 최고위원이 정병국 의원 발언 직후는 아니지만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계파 싸움으로 보는 시각은 좀 오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도 "다만 (오픈프라이머리를) 전면적으로 실시할 때 몃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총선 참여율보다 더 낮은 오픈프라이머리에서 누군가가 똘똘 뭉쳐 역선택을 하게 되면 판세가 뒤집어 지는 것을 막을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이 최고위원은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또 "문제 제기가 계파 간 문제제기냐 다 걱정하는 문제이고 함께 고민해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자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이 애써 계파 갈등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지난 17일 윤상현 의원의 '오픈프라이머리 비현실론' 주장에 이어 나온 친박측의 문제제기로 총선 국면이 점점 가까워 지면서 불거질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의 전조로 해석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지적하고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법의 통과를 주장했지만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한 논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김무성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두고 계파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회의가 끝난뒤 취재진과 만나 "생각할 시간을 좀 가집시다"라고 한번 숨을 고른뒤 오픈프라이머리의 단점을 지적한 이정현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그것은 이정현 의원의 생각"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오픈프라이머리의) 예상되는 문제점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검토하고 있다"며 오픈프라이머리의 시행을 전제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가 다시 당내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에서는 완전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가 여야합의 실패로 시행되지 못할 경우 당원투표 비중을 20-30% 정도로 하고 일반국민 여론조사의 비중을 70-80%하는 국민공천제를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의 당헌당규상으로는 공천기준은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의 비중을 50대 50으로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