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대출상담 중에 상대방으로부터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는데 한 번 해보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김씨 통장으로 돈이 들어올 텐데 은행에서 찾아 주면 수고비로 3%를 주겠다는 것.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씨는 찜찜했지만 승낙했고 이틀 뒤 상대방으로부터 "통장에 돈이 들어와 있을 테니 찾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시키는대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은행에서 4천600만원을 찾아 은행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30대 남성 2명에게 전달하고 수고비로 150만원가량을 챙겼다.
별일 없을 줄 알았던 김씨에게 지난달 울산 울주경찰서로부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건 피의자이니 출석하라"는 통보가 왔다.
김씨의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것이다. 결국, 김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번 사례처럼 대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범죄를 제안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며 "김씨는 범죄 연관성을 어느 정도 인식한 상태에서 통장을 빌려주고 돈을 찾아줘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검찰청 직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하고, 김씨에게 인출책을 맡긴 조직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