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철수하나… 100여명 실직 위기

포항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이 안되면 호텔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포항시가 STS개발이 신청한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 신청에 대해 최종 반려처분을 내림에 따라 STS측은 채권단으로부터 채권회수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호텔측은 채권회수가 시작하면 영업을 중지하기 위해 단체 예약을 받지 않는 등 사업 철수를 염두해 둔 모습이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에 근무하고 있는 홍 모(25·여)씨는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홍씨는 호텔 인테리어 공사에도 직접 참여할 만큼 열정을 쏟아 부었지만, 이 호텔이 오픈한지 반년이 채 안 돼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다.

20대 초중반이 대부분인 호텔직원들은 어렵게 구한 직장을 잃고, 1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홍씨는 “포항호텔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나오니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때 마다 기운이 빠지고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마트입점 불허가 호텔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이 STS개발로부터 호텔을 위탁경영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의 금융명의는 STS개발로 돼 있다.


포항호텔에서 식대 등을 계산한 뒤 받게 되는 영수증을 보면 사업자에 베스트웨스턴 호텔이 아닌 에스티에스(STS)개발 주식회사가 명시돼 있다.

호텔이 벌어들인 매출은 STS개발 통장으로 들어가는 구조이다.

STS개발은 호텔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각종 결제에 필요한 운영비를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에 제공하고 있다.

호텔 운영과정에서 적자가 발생 했을때도 STS개발이 호텔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도록 양측이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마트 입점불허가 결정된 만큼, 채권단이 STS개발에 대한 채권회수에 들어가면 800억원에 이르는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없는 STS개발의 금융거래가 정지될 전망이다.

호텔 매출이 STS개발 통장으로 들어가지만 금융거래 정지로 STS로부터 운영비를 받을 수 없게 돼 호텔은 영업을 할수록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된다.

사정이 이렇자 호텔은 채권회수가 결정되면 영업을 중단하기 위해 단체 예약을 이번달까지만 받고 다음달부터의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 열리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종목중 해양스포츠 4종목이 포항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회 주최 측은 요트와 트라이슬론 대회가 열리는 영일대해수욕장과 연계해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을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호텔측과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회수 문제로 인한 호텔 운영을 장담 못하는 상황이어서 선수단의 포항숙박이 불투명졌다.

또 호텔 철수가 결정되면 2017 FIFA U-20 월드컵 개최도시 선정에도 포항이 불리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 관계자는 “사업자와 협의해 호텔이 계속 경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방안을 찾지 못하면 철수를 고려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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