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린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7월 중 국내 상장주식 2조 261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고, 이보다 앞선 6월에는 3890억원 어치를 팔았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7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은 430조5770억원어치로 전월보다 14조5000억원 줄어들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지난 7월 중 2조6180억원어치를 내다팔아 2개월째 순유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 12월 3조9000억원 이후 최대 순유출 규모다.
여기에 때마침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맞물리면서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탈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하는 중국 인민은행 외국환평형기금이 올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 꾸준히 감소하면서 환율조정을 통해 자본유출을 저지하려 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때마침 다음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 외국인들은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었는데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이런 관측을 재삼 확인해 주는 역할을 한 셈이 됐다.
이런 흐름에 대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금리 동결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우리경제의 대외 위험이 국내 위험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외국자본의 대거 이탈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과장될 경우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급격하게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미국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유출의 일환으로 다른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 속도와 비교할때 우리나라는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오래 전 부터 예견돼 왔던 사안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을 우려한 리스크가 선반영되고 있어 더 이상의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 강세기간 동안 신흥국 자산에 대한 관심이 소원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달러화 자산에 대한 기대수익이 줄어들면 다시 한국등 신흥국 시장으로 투자가 돌아올 가능성 역시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다음달 중순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 뒤 국내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향후 외국인 자본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