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팔색조' 홍석천. 그는 지난 2000년 9월 연예계 최초 커밍아웃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후 홍석천은 잠정적으로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동성애자를 비롯,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결과였다.
지금 지상파와 종편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그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홍석천은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물론, 이성애자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500인의 청중들 앞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고민을 나누고 소통했다.
홍석천은 현재 부모님에게까지 소개한 애인이 있다.
그는 "내가 감기에 걸렸는데 녹화 전에도 감기 몸살을 걱정하는 문자를 보내왔더라"고 이야기해 부러움을 자아냈다.
동성 애인을 부모님에게 소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자리였다. 마음 한 켠에는, 부모님을 향한 서운한 마음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는 "보통 애인을 소개하면 부모님들이 애인에게 먹을 것도 챙겨주고 그러지만 우리 어머니와 밥을 먹을 때는 소화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커밍아웃한지 15년이 됐는데, 마음 속으로는 (어머니가) 미울 때도 있다. '얼마나 더 노력해야 나를 인정해주고, 지금의 내 모습을 받아주실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홍석천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받고 싶은 단 한 명의 사람도 바로 어머니다.
그는 "어머니는 아직도 내가 동성애자가 아니길 바라고 있다. 원래 자리로 돌아오길 기도한다. 나는 이게 원래 내 자리인데…. 그렇지만 '기도발'이 약하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남은 문제들이 많지만 홍석천은 평범한 결혼을 꿈꾸고 있다.
그는 "누구나 편안하게 누군가와의 미래를 꿈꾸지만 나는 당연한 고민조차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결혼을 꿈꾸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결혼을 한다면 부모님이나 친척들이 했던 것처럼 평범한 예식장에서 하고 싶다. 그들과 다른 것은 단지 배우자가 양복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중들에게 "이런 결혼을 꿈꿔도 되겠느냐"고 묻자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결혼식을 하면 가겠다"고 힘을 북돋았다. 여기에 홍석천은 "나도 초대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