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17일 오후 5시(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은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차기 FIFA 회장 선거는 정 명예회장과 플라티니 UEFA 회장 외에 브라질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쿠,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 무사 빌리티 등이 경쟁할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은 정 명예회장을 ‘아시아 축구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며 "위기에 빠진 FIFA를 이끌고 재건할 지도자가 차기 회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정 명예회장이 “미셸 플라티니는 위대한 축구선수이자 내 좋은 친구지만 그의 가장 큰 문제는 FIFA의 부패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날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도 정 명예회장이 블래터 FIFA 회장과 플라티니 UEFA 회장을 '사제관계'로 표현하며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블래터의 적이 되는 것이 유행처럼 되고 있는데 매우 편리한 선거 전략"이라는 발언으로 최근 '사제관계'에서 벗어나 대립하는 블래터-플라티니의 관계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블래터 현 회장과 FIFA 조직을 강하게 비난한 정 명예회장의 출마 선언에 곧장 반격에 나섰다.
블래터 회장은 FIFA를 통해 “정몽준이 FIFA를 부패한 집단으로 표현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정몽준 역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간 FIFA 부회장이자 비상위원회 위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최근 FIFA의 부정부패에 정 명예회장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뉘앙스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 블래터 현 회장과 함께 FIFA에서 함께 일했다.
이어 “나는 정몽준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개인을 공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FIFA는 지속적인 발전에 전념하고 있으며 조직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우리는 국제 축구계가 상향 평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플라티니 UEFA 회장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크게 평가한 가운데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