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민구(전주 KCC)가 구단을 통해 반성의 글을 공개했다. KCC 구단도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KCC는 18일 '농구를 사랑하시는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민구 선수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음주운전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스포츠 정신 교육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구는 작년 6월 음주운전 사고로 오른쪽 고관절을 크게 다쳤다. 당시 소속됐던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했고 지금까지도 코트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워낙 큰 사고를 당해 그동안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조용히 재활에 매진해왔다.
김민구는 지난 15일 개막한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KCC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코트 복귀 여부로 관심을 끌었다.
김민수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앞으로 제가 농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코트에 설수 있고 농구를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과분한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여전히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KCC는 "사고 당시 손상된 신경의 20% 정도만 회복됐다. 신경 손상으로 인해 오른쪽 발목을 본인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보행도 힘들다. 프로-아마 최강전에 출전한다면 보조기를 착용하고 출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민구 선수의 사죄의 글' 전문.
1년 전 음주운전 사고는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 제 잘못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수많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를 아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죄송한 마음은 죽는 날까지 평생 제 마음속에 있을 것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가져야 할 자부심과 책임감을 잠시 잊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 그 동안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 사고 후 치료와 재활을 도와준 구단, 저를 응원해주시고 과분한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움직이지 않은 발목을 잡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건지, 이제는 제 짧은인생의 전부였던 농구는 뒤로 하고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기도 했었습니다.
아직 오른쪽 발목은 제 의지대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뛸 수가 없습니다. 신경이 언제 얼마나 돌아 올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이 저의 잘 못이며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으로 내 전부인 농구를 마음껏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소중한 것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제가 농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코트에 설수 있고 농구를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과분한 사랑을 주신 많은 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제게 주셨던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발목을 잡고 울고 있는 제 모습이 아니라 코트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 후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큰 잘못을 했습니다.
지난 저의 행동에 대한 비난, 질책, 벌은 당연히 받아야 할 제 몫입니다.
평생 죄송함과 감사함을 마음에 두고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