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신동빈의 '원 롯데'…그래도 과제는 남았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사진=박종민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원 롯데(One Lotte)'를 확인했지만 과제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지배구조 개선과 분쟁 장기화를 차단할 가족 간 화해 모두 만만치 않은 벽이다.


신 회장은 17일 주총 직후 발표문을 통해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롯데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경영을 중시하고 임원 취임과 해임도 이사회,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대국민사과와 이날 주주총회에서 약속한 지배구조 개선안 실행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적논란과 불매운동 등 반롯데 정서를 잠재우고 '유일한 리더'로서 스스로를 확립시키는 작업이기도 하다.

순환출자 해소와 호텔롯데 상장 등 신 회장 스스로 지배구조 개선에만 7조원의 자금이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주주의 지분 감소 계획과 관련해서는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을 받는 일본 주주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업계에서는 20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호텔롯데의 경우 상장 준비만 2년이 걸릴 것이라 보고 있다.

이때문에 롯데그룹 관계자는 "약속한 바를 이행하기 위해 롯데가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조금이라도 지체하거나 편한 길을 택하려는 모습이 보이면 곧바로 역풍이 불 수 있다.

이미 반롯데 정서는 후진적인 후계분쟁 이상으로 전선이 확대돼 있는 상태다.

당장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신 회장의 지배구조 개혁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대규모 유통업 분야에서의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 협력업체와의 불공정거래, 대형 쇼핑몰 추진과 관련한 기존 상권과의 마찰 등 지배구조 외적인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압박했다.

따라서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에 필요한 중간지주사 전환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고 구체적으로 유사업종 계열사 간 인수합병(M&A)은 속도를 높여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경영인을 확대하고 사외이사 참여를 늘리는 방침도 당장 실행 트랙 위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경영과 가족의 문제는 별도"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등 가족 간 분쟁도 신 회장에겐 풀어야 할 숙제다. 단순히 가족사 차원이 아니라 소송 등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를 막고 '원 롯데'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들과 화해할 필요가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난 뒤 현지기자들에게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 및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며 반격의 여지를 남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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