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이날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완승을 거두며 '신동빈의 롯데'라는 대세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이 같은 결과에도 순순히 물러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난 뒤 현지기자들에게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 및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며 반격의 여지를 남겼다.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주총을 통해 주주들마저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점이 확인된만큼 신 전 부회장이 꺼내들 반격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반격 카드는 소송전이다. 신 전 부회장은 12개 L투자회사에 단독 이사로 선임된 신 회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신 회장이 한일 롯데 경영권을 장악한 과정의 법리적 문제점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밝힌만큼 신 전 부회장이 승리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또한 소송으로 갈 경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도 신 전 부회장 측이 꺼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 지분으로 신 회장의 경영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을 신 회장과 비슷하게 나눠가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원톱체제'를 완벽하게 깰 수는 없지만 안정적 경영을 방해해 신 회장 측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발판으로 계속 저항에 나서게 되면 반롯데 정서를 해소하려는 신 회장 측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