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사고가 난 톈진항 야적장이 초토화되면서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르노, 폭스바겐 등 차량 대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4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 12일 톈진항 야적장에 현대글로비스가 운송한 수출용 4천100여대의 차량을 주차해놓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폭발 사고로 모두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는 NBC 뉴스 등을 인용해 현대기아차 4천대와 르노 1천500대가 파손됐으며 르노의 경우 피해 차종이 중국에서 팔리는 가장 저렴한 모델임에도 도매가로만 따져도 1억2천만 위안(한화 21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도 이번 폭발 사고로 2천750대가 불탔으며 도요타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경우 대부분 중국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 현대에서 생산해 중국에서 판매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베이징현대에서 만들지 않는 고급 차종을 중국으로 수출한다. 이 때문에 당시 야적장에는 한국에서 들여온 제네시스, 에쿠스, 카니발 등 평균 4천만원 정도 되는 고급 차량이 대부분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차도 제네시스 등 모두 비싼 차들이다"면서 "당시 야적장에 있던 차들이 모두 피해를 봤다면 최대 1천600여억원 정도의 피해 추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 정부가 조사하는 중이라 정확한 현황 파악은 어렵지만 폭발 규모나 사진 등을 볼 때 현대차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으로 들여온 현대차의 야적장이 화재 현장 근처에 있어 피해를 봤다"면서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톈진항 야적장의 차량에 대해 보험을 들어 전액 보상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선박 및 해상 보험은 보통 배가 침몰하거나 선박 인도 도중 문제가 생기면 보상을 받는데 야적장에 있는 차량 또한 인도가 이뤄지기 전이라는 점에서 보험 보상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훼손 차량은 전액 보험 처리가 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해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4년 수출용 자동차 1천58대를 수송하던 자동차 운반선이 싱가포르 해협 통과 중 대형 유조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도 겪은 바 있다. 당시 114억원의 피해를 봤으나 현대해상[001450]의 보험에 가입돼 있어 전액 보상을 받았다.
차량 훼손에 따른 고객 인도 지연 우려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차량들에 대해 충분한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에 중국 고객에게 적기에 인도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까지는 운송 기간 또한 하루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짧다는 점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