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광복절 연휴에 맞춰 개막한 이색적인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려 나들이객들을 맞았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행료가 무료인 전국 고속도로에도 인파가 밀려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졌다.
◇'막바지 피서 즐기자' 전국 해수욕장·계곡 '북적'
전국 해수욕장과 유명산, 계곡, 물놀이 시설마다 몰려든 막바지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원 강릉과 경포 등 해수욕장에는 지난 13일 39만여명이 몰린 데 이어 이날도 많은 인파가 찾아와 푸른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막바지 여름 추억을 만들었다.
지난 10일 일제히 개장한 동해안 92개 해수욕장의 누적 피서객 수는 전날까지 2천218만8천848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송동, 송정 해수욕장에도 이날 40여만명의 피서객이 찾았다.
설악산과 오대산 국립공원에도 각각 1만여명과 1만5천명의 등산객들이 찾아 여름 산의 정취를 즐겼다.
무주 덕유대 야영장과 무주구천동 계곡으로 진입하는 백련사길에는 이날 1천900여명이 찾아 더위를 식혔다.
서울 근교인 포천 이동계곡과 연천 오토캠프장 등 피서지는 더위를 피하려 도심을 빠져나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날 파주 적성면 주울리 나루 임진강에서는 임진강 수영대회가 열려 600여명이 시민이 참가해 1㎞를 헤엄치며 더위를 피했다.
제주도에도 연휴 첫날에만 관광객 5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 유명 해수욕장과 한라산, 사려니 숲길 등 자연 관광지에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제주 도착 기준, 항공기의 좌석 예약률은 93.6%로 사실상 만석을 기록했다.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는 광복절 연휴 기간 제주 관광업계 예약률은 호텔·콘도미니엄 75∼100%, 펜션 70∼80%, 렌터카 85∼95% 등으로 특수를 누렸다.
도심 관광지에도 광복절 무료입장 이벤트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무료입장 이벤트가 진행된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와 문의 문화재 단지 등에도 공짜 관람을 즐기려는 가족과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충북에서는 이날 청남대 등 주요 관광지 18곳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20∼50% 할인해 주는 광복절 이벤트가 펼쳐졌다.
서울에서도 임시 휴일을 맞아 산과 고궁, 청계천, 놀이동산 등으로 나들이하는 가족들이 많았다.
덕수궁관리소는 오후 2시까지 약 6천명이 덕수궁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소 주말과 견줘서도 40%가량 늘어난 수치다. 임시 휴일인 데다 입장료를 받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청계천에는 이날 오후 약 1만2천명이 모였고, 북한산 국립공원에는 오전에만 1만여명이 몰려 등산과 휴양을 즐겼다.
놀이동산인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도 평소 주말 수준인 1만5천명이 가족단위 등으로 입장해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납량축제·물총축제' 축제장도 구름 인파
광복절 연휴에 맞춰 전국 각지에서는 이색적인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을 맞았다.
울산 태화강 대공원에서는 울산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제9회 태화강 대숲 납량축제'가 열렸다.
태화강변 대숲 240m 구간을 걸으면서 갖가지 오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축제다.
'전설의 고향'을 주제로 하는 저승길, 해골수, 지옥다리, 거울방, 백야행, 공동묘지 등 6개 코스를 통과하는 동안 귀신 분장을 한 연기자들을 마주치는 방식이다.
울산 중구 성남동에서는 청춘문화기획단이 주최하는 '제2회 물총축제'가 개막했다.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충남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에서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이날부터 사흘간 일정에 들어갔다.
바닷길은 조수간만의 차이로 무창포해수욕장 백사장과 석대도 사이 1.5㎞의 'S'자 모양 곡선으로 펼쳐져 '신비의 바닷길'로 불린다. 봄·가을·겨울철에는 낮에, 여름철에는 주로 저녁에 갈라짐 현상이 나타난다.
축제기간 체험장에서는 맨손고기잡이, 조개 잡기, 독살어업, 선상 가두리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미항'인 여수에서는 바다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졌다.
여수 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는 13일 개막한 '제10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이틀째 경기가 이어졌다.
핀수영·카누·트라이애슬론·요트 등 4개 정식 종목과 전통노젓기·바다수영·드래곤보트·고무보트 등 번외 종목 경기가 진행됐다.
같은 곳에서는 여수 국제 범선축제도 열렸다.
관람객들은 러시아 초대형 범선(돛배) '팔라다호'(2천987t·길이 109.4m)와 '나제지다호'(2천297t·길이 109.4m), 국내 유일 범선인 코리아나호(135t·길이 41m), 전통선 '봉황호'(20t·길이 19m) 등을 체험했다.
제주시 도두동 오래물광장과 도두항 일원에서는 용천수인 '오래물'을 소재로 한 '제15회 도두 오래물 축제'가 개막했다.
이날 풍어제, 길트기 행사, 풍물패 공연, 물 퍼포먼스, 개막식, 해녀 합창단 공연, 스포츠댄스, 불꽃놀이 등이 펼쳐져 축제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거문오름을 탐방하는 '국제트레킹대회'도 이날 진행됐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는 70년 전 광복을 맞아 외국에 있던 동포를 태우고 온 해방 귀국선 환영 행사가 재현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후 9시부터는 북항재개발구역에서 멀티미디어 불꽃축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화려한 불꽃을 감상하려는 시민들이 산복도로 곳곳에서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나들이객 몰린 '무료' 고속도로 종일 정체
임시 공휴일을 포함한 사흘간 연휴에 전국 고속도로와 유료도로가 무료로 개방되자 전국에 피서행렬이 이어져 북새통을 이뤘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수도권을 빠져나간 차량은 26만대고, 수도권에 들어온 차량은 19만대로 집계됐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횡성휴게소∼둔내터널 17㎞, 둔내∼봉평터널 인근 5㎞, 횡계 부군∼대관령 1터널 인근 4㎞ 구간 역시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양양고속도로 양양방면 남양주요금소∼서종 부근 7㎞, 강촌 부근 2㎞ 구간에서도 차들이 거북운행을 하고 있다.
부산 역시 거가대로를 제외한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수정·백양터널 등 시내 모든 유료도로가 무료 통행하면서 나들이 행렬로 정체를 빚었다.
남해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에도 나들목 등이 하루 종일 정체가 이어졌다.
경부고속도로와 접속하는 울산고속도로에는 울산을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오전 9시부터 모여들어 한때 9∼10㎞ 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도로공사의 한 관계자는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인데다가 사흘 연휴 첫날 나들이 행렬이 이어지면서 정체가 빚어졌다"며 "밤늦게 정체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