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감독은 지난 13일 서울 용산에 있는 CGV용산점에서 베테랑과 10주년을 맞은 전작 '주먹이 운다'(2005)를 함께 상영한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베테랑2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베테랑을 만들며 배우와 제작진들이 속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며 "저 스스로도 영화를 완성하고 난 후 베테랑의 캐릭터를 더욱 좋아하게 됐다. 베테랑2는 사실 저 스스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속편이 나온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광역수사대가 누구와 싸우게 되는가일 텐데, 관객들에게 강렬한 쾌감을 줄 누군가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시리즈마다 관객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주먹이 운다와 베테랑의 액션에 대한 물음에 "액션에 대한 나의 취향은 확고하다. 주먹이 운다 권투신에서 때리는 사람보다는 맞는 사람이 잘 보이게 연출했다"며 "베테랑에서도 액션의 쾌감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도록 타격감이 살아 있는 강도 높은 스턴트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두 영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을 묻는 말에는 "주먹이 운다의 권투신은 사전에 합을 짜지 않고 정말 실제로 스테디캠을 활용해 촬영했다"며 "음악과 어우러진 두 배우의 율동감, 거칠게 치고 받는 질감이 살아 있다고 느껴져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베테랑에서는 서도철의 차고지 액션도 좋고, 부산항 장면이 촬영할 땐 힘들었지만 영화의 갱쾌함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제대로 할 때 모두가 서도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10, 20대 관객들도, 여기 계신 관객분들 모두가 웃고 즐기는 가운데 한 번쯤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베테랑의 서도철 같은 인물이 주먹이 운다에 나오는 사람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살아가기를 바랐던 것 같다"며 "베테랑 보시고 청량감, 통쾌함을 갖고 극장을 나가서 자신의 삶에 조금이나마 에너지를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