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의 뚝심과 믿음, KBO 새 역사 쓴다

'일단 기다려준다' 김경문 감독(오른쪽)의 NC는 올 시즌 사상 초유의 주전 9명 전원 규정타석 기록에 도전한다. 사진은 김 감독이 김종호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자료사진=윤성호 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NC전이 열린 13일 잠실구장. 경기 전 김경문 NC 감독은 팀의 프로야구 새 역사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바로 주전 전원의 규정타석 진입이다.

NC는 올 시즌 주전 타자들이 모두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다. NC는 최강 타자 에릭 테임즈를 비롯해 박민우, 김종호, 나성범, 이호준, 이종욱, 지석훈, 김태군, 손시헌까지 9명 주전 전원이다.

지금까지는 한 팀에서 한 시즌 8명 규정타석 타자가 최다였다. 해태(현 KIA)가 1990, 92년, 현대가 2001년, 삼성이 2002, 03, 05년, SK가 2003, 04년, 두산이 2010년 각각 8명의 규정타석 타자들을 낸 바 있다.

규정타석은 팀이 치른 경기 수에 3.1을 곱하고 소수점 이하를 버리면 나오는 숫자다. 예컨대 50경기를 치렀다면 153타석이다. 각 팀들이 100경기를 넘게 소화한 가운데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은 약 3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들이다. 그만큼 부상없이 꾸준하게 출전을 해야 채울 수 있는 게 규정타석이다.


일례로 최근 '갓경언'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경언(한화)은 타율 3할5푼6리 11홈런 57타점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타격 순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불의의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 이상 빠져 있어 67경기 273타석만 나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최근 김경언은 "어차피 규정타석을 못 채울 것 같다"면서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며 마음을 비운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우리가 쓴다' NC는 올 시즌 팀 타율 4위, 득점 3위의 안정된 전력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NC)
13일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는 51명이다. 10개 구단이니 평균 5명 꼴이다. 9명 주전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NC가 9명을 올린 것이다. 2위는 삼성의 7명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를 이기려면 쳐줘야 할 선수들이 잘 해야 하는데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이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격감이 한동안 좋지 않다고 해서 빼면 컨디션 회복이 그만큼 더 힘들다는 지론이다. 부상 회복과 휴식 차원이 아니라면 그대로 주전들을 기용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감이 좋지 않아도 타석에 들어서야 컨디션이 올라온다"면서 "빗맞은 안타라도 때리면 그걸 계기로 타격감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0년 두산 사령탑 시절에도 8명의 규정타석 타자를 냈다.

NC는 올 시즌 팀 타율 2할8푼8리로 4위, 팀 득점 3위(601점)를 달린다. 타격 1위(3할8푼3리) 테임즈부터 최하위 손시헌(2할2푼2리)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 팀 평균자책점(ERA) 2위(4.47)의 마운드와 함께 안정된 전력을 자랑한다.

믿음과 뚝심의 야구로 대변되는 김경문 감독. 과연 NC가 KBO 리그 최초의 주전 전원 규정타석 기록을 세울지 지켜볼 일이다. 김 감독은 "기록 때문에라도 앞으로 주전들을 빼지 못하겠다"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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