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축제였다. 가요제에 참가한 6개 팀과 경기장을 가득 메운 3만 명의 관객은 하나가 됐다.
13일 MBC '무한도전'의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장(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점프대)에서 열렸다. 평창을 가요제 개최지로 정한 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염원하는 '무한도전'팀의 마음이 담겼다.
"에브리바디 풋 유어 핸즈 업~"(Everybody put your hands up). 본공연을 30분 앞둔 오후 7시 30분, 'EDM 공장장' 박명수가 DJ로 변신해 직접 믹싱한 EDM쇼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쌀쌀한데다 빗방울이 제법 굵었지만 경기장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오후 8시 10분, 유재석의 사회로 본공연이 시작됐다. 2시간 남짓한 공연 내내 관객들은 일어선 채 환호성을 멈추지 않았다.
스타트는 광희·태양&GD(팀명: 황태지)가 끊었다. 88년생 동갑내기인 세 사람은 힙합댄스곡 '맙소사'를 불렀다. 신나는 리듬에 우정을 강조하는 내용의 가사를 실었다. 젊고 팔팔한 이들의 에너지는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가요제를 여는 노래로 안성맞춤이었다. 이전 가요제에서 박명수('바람났어'), 정형돈('해볼라고')과도 호흡을 맞췄던 GD는 광희에 대해 "가장 궁합이 잘 맞는 멤버"라고 했다.
두 번째로 박명수·아이유(팀명: 이유 갓지 않은 이유)가 등장했다. 서로 추구하는 음악이 달라 연습하는 내내 많은 갈등을 빚었던 두 사람이 실전에서는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관심사였다. 각각 영화 '레옹'의 주인공 레옹과 마틸다 복장을 한 두 사람은 레트로 블루스(Retro Blues) 풍의 '레옹'을 근사하게 소화했다. 노래 끝부분에는 예상치 못한 EDM을 선보여 관객을 열광시켰다. 아이유는 "다음에도 박명수와 짝꿍을 할 의향이 있다"고 웃었다.
다음 팀은 하하·자이언티(팀명: 으뜨거따시). 두 사람은 10살 차이가 나지만 음악적 취향이 비슷해 가요제를 준비하는 동안 최강 케미를 뽐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둘은 전형적인 팝사운드의 '스폰서'(Sponsor)를 세련된 음색으로 불렀다. 하하는 자이언티에게 "100점"을, 자이언티는 하하에게 "90점"을 줬다.
중간에는 시청자 1만6천 명이 뽑은 역대 무한도전 가요제 베스트 3를 부르는 순서가 마련됐다. 박명수와 GD, 아이유가 '바람났어'(2011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하하가 '키 작은 꼬마 이야기'(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유재석과 이적이 '말하는 대로'(2011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를 차례로 불러 관객들을 추억에 빠져들게 했다. 관객들은 빗속에서 떼창을 했다.
네 번째 팀은 이번 가요제의 드림팀으로 불린 정준하·윤상(팀명: 상주나). 두 사람은 관객을 환상적인 EDM의 세계로 안내했다. 곡명은 '마이 라이프'(My Life). 초보래퍼 정준하의 랩과 객원보컬 씨스타 효린의 피처링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팝핀여제 주민정의 고난도 춤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다섯 번째 팀은 유재석·박진영(팀명: 댄싱 게놈). 두 사람은 재즈펑크곡 '아임 쏘 섹시'(I'm so sexy)를 열창했다. 섹시함을 숨기고 사는 유재석과 섹시함을 숨길 수 없는 박진영이 섹시함을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의 곡. 댄스 예찬론자이지만 이전 가요제에서 댄스를 제대로 해보지 못한 유재석은 이날 춤꾼 박진영 덕분에 댄스에 맺힌 한을 풀었다.
피날레는 정형돈·밴드 혁오(팀명: 5대 천왕)가 장식했다. 이번 가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꼽힌 이들은 컨트리풍 곡 '멋진 헛간'으로 관객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했다. 한 편의 장쾌한 서부극을 연상시키는 무대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공연 중 한 관객이 탈진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지만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열띤 분위기 속에 무사히 막을 내렸다.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오는 22일과 29일 MBC '무한도전'에서 2주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