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주차하세요" 김해공항 이용객 불법 주차 묵인

메르스 사태 종식 이후 김해공항 이용객이 30%이상 폭증하면서 주차시설이 부족해지자 공항 진출입 도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했다. 부산CBS/송호재 기자
피서철을 맞아 항공기 이용객이 폭증하면서 김해공항 일대가 주차시설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부산의 관문인 공항 출입구 2개 차로가 주차장으로 전락했지만, 공항은 대안 마련보다는 오히려 불법 행위를 유도하며 면죄부를 주고 있다.

평일 오전 김해국제공항으로 들어서는 편도 4선 도로.

평소 시원하게 뚫려 있어야 할 도로 양쪽에 차량 수십 대가 다닥다닥 붙어 이중으로 불법 주차돼 있다.

이 같은 불법 주차는 공항 진입로를 따라 1차로와 4차로 수백m에 이르렀다.

진입로뿐만 아니라 김해공항을 벗어나 시내 도로로 연결되는 교차로 직전까지 불법 주차 행렬은 이어졌다.

공항에 진입하다 도롯가에 세워진 차량을 발견한 운전자들은 급하게 속도를 줄이거나 차선을 변경해야 했다.


또 갑자기 차선이 줄어들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 종식 이후 김해공항 이용객이 30%이상 폭증하면서 주차시설이 부족해져 일대가 주차 대란을 겪고 있다.인근 민가의 골목길과 도롯가 잔디밭까지 차량이 점거했다. 부산CBS/송호재 기자
주차 행렬은 공항 안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인근 민가의 좁은 골목길도 2~3일 이상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했고, 가로수 그늘과 심지어 잔디밭까지 차량이 들어찼다.

인근의 한 주민은 "골목길을 자주 다니는데 최근 불법 주차 때문에 사람도 지나다니기 힘든 상황"이라며 "도로로 이어지는 마을 진입로까지 차량이 막고 마을 주민들조차 차를 대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유료 사설 주차장에도 장기 주차 차량이 들어차 빈자리가 없다"라며 "사설 주차장에서는 주차비를 받고 차를 주차장 바깥에 세운 뒤 열쇠를 관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메르스 사태 종식 이후 김해공항 이용객이 30%이상 폭증하면서 주차시설이 부족해지자 공항 진출입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했다. 부산CBS/송호재 기자
김해 공항에 따르면 지난 1일 공항 이용객은 역대 최다인 4만1천354 명을 기록했고, 이번 달 하루 평균 이용객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4만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김해공항의 공식 주차 수용 능력은 4천100여 면에 불과한 상황이다.

공항공사는 폭증하는 주차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아예 도롯가에 주차를 유도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안에 대한 대안 마련보다 되레 불법 행위를 묵인하고 있는 것.

또 대중교통 증편이나 할인 등 실제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보다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을 펼치는 등 시민의 자발적인 의식 변화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공항공사 측은 이 같은 혼잡이 메르스 사태로 출국을 미뤘던 여행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공항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종식과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며 이용객이 폭증했다"라며 "청사 인근 부지를 이용해 주차장을 증축하는 방안을 세워 현재 관계 기관과 예산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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