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는 비판의 기능, 견제의 기능"이라며 "타이밍을 조절해야한다는 주장은 있을 수 있으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지 못한다면 국회의 기능이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앞서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에서 친박계 핵심인 이정현 의원이 북한 지뢰 도발 사건과 관련한 정치권의 대응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 최고위원은 "어디에다 대고 공격을 해야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아군진지에 대고 입에서 설(舌)탄을 쏟아내는 일들은 정말 신중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은 전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건 이후 국방부와 통일부 등 정부부처간 엇박자, 안보컨트롤타워로서 청와대 국방안전보장회의(NSC)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한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4일 지뢰도발이 발생하고 나서 북한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으면 즉시 국방부와 통일부 등 유관부서들이 사건의 의미를 생각했어야 한다"면서 "청와대 NSC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냐"며 국방부 등 정부와 청와대를 비판했다.
당시 친박계로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적군이 아군을 공격했을 때에는 그 적군을 겨냥해야지 아군 지휘부를 겨냥하는 것은 결코 옳은 판단이 아니다"라며 이 최고위원과 같은 맥락으로 김 대표를 질타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김무성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비박계와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친박계가 서로 상대방의 발언을 비판하며 반박, 재반박을 이어가고 있는 것.
유승민 사태 이후 당청간 신밀월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놓고 벌이는 김 대표 측과 친박계간 설전은 개별 사안에 대한 단순한 의견차이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 연말쯤 공천 관련 논의가 본격화 될 경우 청와대와 현재 새누리당의 주류인 김무성계가 공천권 행사 문제를 놓고 충돌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김 대표 측과 친박계간 설전 역시 두 세력 사이에 향후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전쟁'에 대비해 벌이는 기선제압용 소규모 '전투'라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