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 년 만에 부활한 '별'에 드리는 제사 '영성제'

천상열차분야지도 (국립국악원 제공)
500여 년 만에 ‘별’을 향한 제사를 복원돼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8월 19일 밤 8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조선 시대 별을 바라보며 풍요를 기원한 제사 ‘영성제(靈星祭)’의 복원 무대를 갖는다.

‘영성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종묘대제’와 땅의 신에게 지내는 ‘사직대제’와 달리 우리 조상들이 농업의 신으로 받들던 ‘별’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영성’은 하늘 밭 별자리라 하여 ‘천전(天田)’이라고도 일컬었다.

‘영성제’는 조선시대 중종 이전 대 까지 행해졌으나 도교적 전통이라는 이유로 폐지되었다가 농본국으로서 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조대왕이 직접 제례 과정 일체를 담은「성단향의(星壇享儀)」(1797)를 저술해 제사를 복구하고자 했다.

정조의 ‘영성제’ 복구 노력은 아쉽게도 저술에만 그쳐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였고 불안했던 조선후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복원되지 못한 채 현재 용산구 한남동에 영성제를 지낸 ‘영성단(靈星壇)’의 표식만이 남아 있다.

국립국악원은 현재까지 올곧게 전승되지 못한 주요 국가 제례를 차례로 복원해 지난해 ‘사직대제’와 올해 3월 ‘환구제’에 이어 이번 ‘영성제’를 500여 년 만에 극장 무대에 부활시킨다.

이번 복원 무대는 정조의 ‘성단향의’를 바탕으로 무용, 음악, 복식, 제례 등을 체계적으로 고증해 최초로 무대에 올리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영성제’의 춤은 하늘 위 반짝이며 움직이는 별들처럼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16명의 무용수들이 대형을 이루어 하늘 ‘천(天)’자를 그리고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初獻禮)’에는 아래 ‘하(下)’자를, 둘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亞獻禮)’에는 클 ‘태(太)’자를, 마지막 셋째 잔을 올리는 ‘종헌례(終獻禮)’에서는 평평할 ‘평(平)’자를 그려 모두 ‘천하태평(天下太平)’의 네 글자가 음악에 맞춰 그려질 예정이다.

음악은 ‘성단향의’를 근거로 주역괘에서 하늘 신을 상징하는 숫자 ‘6’을 중심으로 기존의 ‘종묘제례악’의 악곡을 6박의 장단으로 편곡했다.

기존 악곡은 정해진 장단이 없이 느리거나 빠르게 연주되는 특징이 있지만 6박으로 편성한 ‘영성제’의 음악은 별자리의 움직임처럼 규칙적이면서도 완급이 있는 선율이 특징이다.

무용 복식도 기존 무용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의상이 선보인다.

주로 군복으로 입었던 푸른색의 ‘철릭(帖裏)’을 입고 16명의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르는데, 이 역시 ‘성단향의’를 근거로 최근 정조대의 발굴 유물을 토대로 제작했다.

푸른 밤하늘의 별빛처럼 격조 있는 ‘철릭’과 ‘갓’으로 제례의 품격을 높일 예정이다.

관객들의 공연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과 영상도 함께한다.

공연 전 아름다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성’과 ‘영성제’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송지원 국악연구실장이 직접 해설을 맡는다.

또한 제례 과정의 어려운 한자말을 한글로 풀어 설명하는 ‘한글집례’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 전 저녁 7시부터는 예악당 로비에서 영성제 복원에 바탕이 된 ‘성단향의’와 조선시대 천문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전시한다.

또한 공연 다음 날인 칠월칠석을 기념해 절기 음식을 나누고 ‘견우와 직녀’ 포토 행사도 마련한다.

공연 이후에는 예악당 앞마당에서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과 달을 관측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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