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12시 40분쯤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정대협 집회 현장 근처에서 최모(80)씨가 몸에 시너를 뿌리고 스스로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가 분신을 시도한 직후 주변에서 불길을 본 사람들이 달려들어 담요 등으로 진화해 불은 1분여 만에 꺼졌고, 최씨는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최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서 상경했으며, 현재까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협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는 올해 초 3주 연속으로 수요 집회에 참석한 뒤 한참 동안 나오지 않다가 이날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행사 시작 전 최씨가 직접 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지 물어서 개인적으로 만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며 "만약 분신 시도를 할 것을 알았다면 미리 막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윤 상임대표는 또 "최씨는 일제 식민지 시기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시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이날 12시부터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8월 14일)을 맞이한 집회로 경찰 추산 1500명(주최측 추산 3000여명)이 모여 있었고,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으로 행진한 뒤 오후 7시부터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이날 집회를 참석하기 위해 이곳에 방문했는지 여부 등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의 분신 동기를 포함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