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인은 노약자를 상대로 치밀하게 준비된 마약 밀거래단의 지원으로 외국여행을 다녀오다 약 한달전 시드니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호주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은퇴 후 시드니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는 빅토르 트워츠는 세계은행을 자처하는 기관으로부터 인도 여행을 보내주겠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최근 7년간 한국과 유럽, 중동을 다닐 정도로 여행에 관심이 많은 트워츠는 오랜 기간 이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제안을 수락했다.
트워츠는 여권관련 비용으로 보내온 600 호주달러(52만원)를 받았고 수천 호주달러의 여행경비도 지원받았다.
인도에서 5일을 지낸 트워츠는 귀국 직전 이번 여행을 주선했다는 한 남성으로부터 호주 가족에게 줄 선물이라며 비누 덩어리 27개가 담긴 가방의 전달을 부탁받았다.
트워츠는 11일 법원 진술에서 "당시 비누 안에 든 것을 조심스럽게 살폈다"면서 "긁어도 보았는데 비누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비누 중간에 하얀 물질의 줄이 있어 방향제가 첨가됐거나 인도식 비누라서 그럴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여행을 마친 트워츠는 지난달 8일 시드니 공항으로 들어오다 적발됐으며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트워츠는 "나는 어떤 형태의 마약도 거부하는 사람이며 술도 마시지 않는다"면서 자신이 갖고 들어온 물건이 마약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만큼 죄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트워츠의 아들 피터는 한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는 사업자금을 대 준다고 해서 계약을 위해 방문했던 것"이라며 물려줄 유산만도 약 1천만 호주달러(90억원)에 이르는 만큼 마약 운반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경찰은 "트위츠가 신용 사기에 완전히 당했다"며 그들과 인터넷을 통해 장기간 상대하면서 믿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 경찰은 트워츠가 노인이나 청소년 등 취약층을 상대로 이메일 사기 행각을 한 뒤 마약운반을 시키는 서아프리카 범죄조직의 희생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마약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약 밀반입은 최고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인 만큼 트워츠는 자칫 교도소에서 여생을 보낼 수도 있다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최근 미국과 영국 등에서 80대 노인들이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체포된 사례가 있다며 트워츠의 경우 마약운반 혐의로 기소된 세계 최고령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