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리 국민이 소비해서 키운 기업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너무나 당연
-재벌 사면? 3년만에 국민과의 약속 파기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제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놨습니다. 이 쇄신안으로 롯데사태 과연 수습될 수 있을 것인지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죠.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을 연결하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기식>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어제 신동빈 회장이 어제 롯데그룹의 개선방안을 내놨는데요. 어제 대국민사과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기식> 현재로서는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과거 비리사건이 있을 때도 여러 재벌총수들이 사과하고 개선방안을 내놨지만 결국은 그게 흐지부지되고 또 다른 비리사건에 연루되는 일이 거의 반복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점에서 앞으로 롯데가 또 신동빈 회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과의 진정성이 있었느냐가 판단이 되겠습니다마는, 어제 발표한 것만으로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박재홍> 어제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방안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롯데호텔 지분을 줄이고,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 그리고 연말까지 전체 416개죠. 순환고리의 80% 이상을 해소하겠다, 그래서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인데요. 이 내용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김기식> 먼저 롯데는 가족지분이 절대적인 비상장사, 그것도 일본그룹이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단 신동빈 회장이 발표한 것이 과연 실천될 거냐, 또 신동빈 회장 뜻대로 되겠느냐라고 하는 데 의문이 있습니다. 지금 비상장사, 일본 롯데홀딩스라든가 L투자회사의 지분이 대부분 다 가족지분으로 되어 있는데요. 가족지분에 있어서 신동빈 회장이 절대적 우위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장님인 형 신동주 씨와 지분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지분은 저희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마는 신격호 명예회장에게 있을 텐데. 이렇게 되면 신격호 회장 사망 시 상속과정에서 가족과 부인과 자녀들간에 지분이 나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신동빈 회장이 어제 발표한 내용을 관철할 수 있을 만큼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현실성부터가 당장 문제가 되고요. 그런 조건에서 과연 지주회사까지 개편을 해낼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 있고. 그런 점에서 이것도 말로 끝나는 게 아니냐 하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L투자회사의 일본 내 등기변경을 신청했다는 내용도 나오고 있는데, 만약에 등기변경이 이루어지면 신동빈 회장의 의지도 관철되기는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닌가요?
◆ 김기식> 그렇습니다. 지금 전체적으로 저나 정무위에서도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롯데의 지배구조 자체가 굉장히 불투명하고. 특히 소유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나 L투자전문회사가 절대지분을 갖고 있는데, 이 회사의 주주 구성에 대해서 전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일본에서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간에 소송이 났을 때 그 승패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자체를 우리가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재계 5위의 우리나라 80개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이 거대재벌기업에 대해서 이렇게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국회나 정부조차도 그 소유지배구조 자체를 아예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문제점, 이것이 지금 롯데사태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순환출자고리 자체가 416개니까 가족들도 잘 모른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 김기식> 지금 롯데는 다른 재벌구조 기업에서 나타난 문제이기는 합니다마는 굉장히 독특한 형태가 있습니다. 하나는 비상장사가 롯데기업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금 400개가 넘는 순환출자구조의 아주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다른 재벌에 비해서도 투명한 지배구조를 조기에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돼 있는 것입니다.
◇ 박재홍>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 약 7조원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롯데그룹 매출이 한해에 2~3조 정도인데 과연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냐, 이 부분도 쟁점인데요.
◆ 김기식> 사실 순환출자 해소 비용은 현재로써는 잠정적인 것이고요. 그것은 시가라든가 또 방법을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서 비용은 얼마든지 변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언급한 7조의 산출근거 자체를 일단 검증해 봐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현재 롯데그룹 전체 매출은 그것보다 훨씬 많습니다만, 이익이 1년에 2, 3조 정도 된다고 하니까 부담이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것은 지분을 파는 쪽에서는 갖고 있는 소위 유가증권으로써의 주식을 현금화하는 것이고요. 또 주식을 사는 입장에서는 일종의 회사의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라고 하는 자산운영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정확히 비용으로 봐야 되느냐라고 하는 문제도 학계에서는 지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이런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이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기식> 사실 엄밀히 따져서 이게 우리나라 기업이냐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깜짝 놀라게 되는 이유는 첫 번째 신격호 회장 가족의 정체성, 본인들 스스로가 어떠냐? 적어도 신격호 회장은 한국에서 태어나서 성장하셨던 분이라 할지라도 그 자식들이 과연 본인들 스스로가 한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일본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느냐. 한국말도 못하기도 하고, 서로 간에 이름을 부를 때 일본인 이름을 부르고 있는 걸 보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으셨던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앞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회사가 알고 보니까 한국회사가 아니라 일본회사였고, 그 일본회사의 주요 경영자들이 다 일본인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사실 엄밀하게 롯데가 한국기업이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의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롯데에서 또 이런 해명을 해 놓고 있죠.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오늘에 이르렀다는 주장인데 이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 김기식> 롯데를 누가 키웠느냐. 사실 롯데그룹이라는 건 다른 재벌들과는 달리 대부분 다 국내 내수에 기반해서 성장한 기업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소비해 줘서 키워준 기업이라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국적논란이 커진 것도, 우리가 소비해서 키워줬더니만 알고 보니까 이렇게 후진적인 지배구조에다가 더구나 가족의 정체성, 또 소유에 있어서 일본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것 때문에 롯데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신격호 회장이 경영자로서 기업가로서 한 역할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내의 국민들 소비로 성장한 기업이 이렇게 후진적인 지배구조의 모습 또 국적을 의심하게 하는 이런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롯데 스스로가 자성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박재홍> 결국 지배구조개편만이 답을 것 같은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경우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발언을 했었는데 당에서 논의후에 철회를 했죠. 소극적 주주권에 국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났는데. 의원님은 어떤 입장이세요?
◆ 김기식>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캘리포니아 국민연금 캘퍼스라고 하는데. 그 경우에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함으로써 가장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오히려 회피하기 위해서, 마치 주주권의 적극적 행사가 경영 참여를 한다는 의미로까지 확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있을 수가 없고요. 연기금이 어떻게 기업의 경영에 참여를 하겠습니까? 다만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라고 하는 것은 법과 국민적 시선에서 볼 때 부적절한 의사결정이 있을 경우에 반대표결을 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롯데가 국내 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이나 상법을 위반할 수 있는 그런 행위를 하거나, 혹은 우리 국민적 눈높이에서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의사결정을 할 경우에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대표결을 한다, 그거 자체를 못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한마디로 국민적인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재벌 문제와 관련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의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을 만나고 있습니다. 끝으로 8.15광복절 기념특별사면 대상자 논란이 있죠. 논란이 특사와 관련해서 최태원 SK회장은 포함이 되고 김승연 한화그룹회장과 CJ 이재현 회장은 제외될 거다, 이런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만약에 이게 사실이라면 이 결과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기식> 글쎄요. 사면명단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재가를 해야만 하는 거니까 그건 좀 더 지켜봐야 되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지난 대선 때 경제인들에 대한 특혜성 사면은 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집권 3년차 만에 파기하는 것이죠.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거듭 파기해 왔습니다마는, 그 공약 파기가 또 한번 이루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가장 사법적 불신을 갖고 있는 게 사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 특별사면도 역시 재벌은 돈이 있으니까 사면해 주는구나라는 사법정의에 반하는 조치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당초 예상됐던 기업인들 대부분이 빠지고 SK 최태원 회장만 사면된다면 재벌을 위한 특사다, 이런 비판은 좀 벗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김기식> 아무래도 롯데 사태로 인해서 높아진 국민들의 재벌비판 여론. 이런 점들이 고려된 것이긴 하겠습니다마는 아직 최종 명단을 봐야만 저희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어쨌든 그 숫자가 얼마이든 간에 이런 경제인에 대한 별도의 특별사면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특혜인 건 분명한 거죠.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스스로 했던 대선공약을 파기했다는 비판은 여전히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기식>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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