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은 "잠시라도 주장을 경험해봤으면 했다"면서 "처음이겠지만, 이대형의 나이나 경력을 감안하면 이제 후배들을 돌보고, 팀도 생각하는 위치다. 모범이 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형도 주장 완장을 차더니 달라졌다.
일단 머리를 짧게 잘랐다. 긴 머리에 감춰졌던 이마를 드러냈다. 조범현 감독도 "이제 눈이 보인다. 머리를 자르니 훨씬 낫다"고 껄껄 웃었다.
무엇보다 기록이 달라졌다. 이대형은 1일 롯데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더니 6일 KIA전에서는 5안타 경기를 완성시켰다. 9일 SK전에서도 4안타를 때렸고, 11일 한화전에서 에스밀 로저스에게 3안타 완봉패를 당할 때도 2안타를 쳤다. 8월 9경기 타율이 무려 4할8푼8리다.
사실 이대형은 땅볼을 많이 치는 타자다. 땅볼이 많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내야안타도 많다. 조범현 감독이 "내야안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칠 것"이라고 웃을 정도.
문제는 타격폼이었다. 그동안 이대형은 1루로 몸을 움직이면서 타격을 했기 때문이다. 살기 위해 어깨부터 1루로 향했고, 당연히 축이 되는 오른발로 일찍 떨어졌다. 내야안타도 많았지만, 땅볼 아웃은 더 많았다. 지난해 타율 3할2푼3리를 기록하면서 타격폼을 수정했지만, 올해 초반 부진으로 다시 무너졌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몸을 뒤로 눕히면서 이를 극복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도 "방망이의 스피드보다는 궤도가 좋아졌다"면서 "꼭 이대형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더그아웃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상승세는 7월부터였다. 7월 타율 3할4푼4리를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주장 완장을 찬 뒤 또 달라졌다. 6월까지 2할5~6푼대를 맴돌던 타율도 어느덧 2할9푼7리까지 올랐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지며 케이티로 이적했던 아픔을 씻고, 2년 연속 3할 고지에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