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한화가 드디어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를 만났다. 바로 유먼 대신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다.
로저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210경기(선발 43경기) 19승22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한 우완 투수. 한화는 시즌이 절반도 안 남은 상황에서 70만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로저스를 영입하는 모험을 걸었다.
김성근 감독은 "공을 쉽게 던진다"면서 "영상으로 봤을 때 메이저리그에서는 변화구가 없었다. 빠른 공만 던졌다. 그런데 트리플-A 영상을 보니 변화구를 잘 던지더라. 그래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는 첫 등판이었던 6일 LG전에서 9이닝 3피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가 데뷔전부터 완투승을 거둔 것은 로저스가 처음이었다.
케이티 조범현 감독은 11일 한화전을 앞두고 "오늘 로저스 볼을 칠 수 있을까"라면서 "영상을 보고 왔는데 쉽게 쉽게 공을 던지더라. 편안하게 던진다. 컨트롤도 좋다. 커브 각도 좋고, 슬라이더도 140km 이상 나온다. 오늘 완봉만 안 당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로저스의 투구는 완벽했다. 진짜 에이스였다.
9이닝 동안 피안타 3개, 볼넷 3개만 허용했다. 피안타 3개 가운데 2개는 이대형에게 허용한 행운의 번트 안타와 내야 안타였다. 외야로 날아간 안타는 3회말 김진곤의 우전 안타가 유일했다. 게다가 각도 큰 커브로 케이티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고, 탈삼진도 7개를 솎아냈다.
박정진도, 윤규진도, 권혁도 필요 없었다. 로저스의 투구 수는 108개. KBO 리그 최초로 데뷔 두 경기 연속 완투라는 진기록도 섰다.
한화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케이티와 원정 경기에서 로저스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4-0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한화는 52승50패를 기록, 5위 자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김경언이 맹활약했다. 1회초와 3회초, 4회초 연이어 희생 번트에 실패하며 득점을 올리지 못한 한화는 5회초 김경언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6회초에도 김경언의 적시타로 달아났고, 8회초 정현석의 적시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