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30, 한화)은 30일 동안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지난 5월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스타노조롤이 검출됐기 때문. 실수의 대가는 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고, 최진행은 홀로 방망이를 휘둘러야 했다.
8일 롯데전을 끝으로 징계가 끝났고, 11일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당초 김성근 감독은 최진행을 더 지켜보려 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퓨처스리그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치면서 1군으로 호출됐다. 김성근 감독은 "4타석까지는 안 부르려했는데 5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고 설명했다.
벽제에서 퓨처스리그 경기를 마치고 수원으로 향한 최진행은 "한국프로야구 팬들과 KBO 리그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자숙기간 동안 많은 반성과 많은 생각을 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고,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라운드에서 야구하는 것이다. 겸손하고,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계속해서 "이번 일로 금지약물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다. 나의 무지가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면서 "내 인생에 있어 많이 부끄러운 일로 남을 것 같다. 이유를 불문하고 말씀드릴 게 없다. (야유와 비난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뜻하지 않은 30일(징계기간) 간의 자숙기간. 최진행은 절실했다. 늘 입던 유니폼을 입지 못하면서 다시 한 번 야구선수 최진행을 돌아보기도 했다.
최진행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시간이다. 다시 한 번 프로야구 선수인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면서 "처음 겪는, 절대 겪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일상 생활과도 같은 야구가 정말 간절했다. 다시 유니폼을 입은 것 하나에 감사할 정도로 벅차다.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단 최진행은 대타로 대기한다.
김성근 감독은 "어제 훈련을 봤는데 공을 잡으러 들어가더라"고 설명했고, 최진행도 "개인적으로 훈련을 제대로 못한 탓에 100%는 아니다"라면서 "엊그제부터 2군 경기를 뛰었다. 점점 적응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