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격호 의중 질문에 "父 존경…형과 타협 없어"

어눌한 한국어 실력에 기자회견 후 관계자가 다시 설명하는 해프닝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한국 롯데와 지주사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종민 기자)
반롯데 정서 확산을 막기 위해 대국민 사과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타협 없는 후계 경쟁을 재차 확인했다.

신 회장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 간 타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부분은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경영 부분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임직원과 사업에 대한 안정성까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경영과 가족의 문제는 별도"라며 거듭 못 박았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형제 간 진검승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형인 신 전 부회장이 요구하는 이사진 교체 안건이 올라가지 않은 상태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신 회장은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어디있냐는 질문에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형인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뜻'을 강조하며 신 회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후계 이슈를 가족사에서 철저히 분리하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한일 계열사로 분리될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두 개 회사를 분리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면서 그간 한일 계열사가 해외시장에서 협력해왔고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 대목에서 신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의 제과 계열사가 시너지를 낼 경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설명이었지만, 발음부터 주술 관계까지 명확치가 않아 기자회견 뒤 롯데그룹 관계자가 다시 설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