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하루 전 중국 우한에서 끝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당당히 ‘무패 우승’을 달성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국장에 등장했다.
대표팀의 우승과 귀국을 환영하는 수 많은 축구팬의 함성이 터지자 슈틸리케 감독부터 막내 권창훈(수원)까지 대표팀 모두가 피곤한 가운데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1989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한 슈틸리케 감독은 “우승은 많은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는 3경기 모두를 우승 후보답게 경기했다. 우승은 선수나 감독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기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은 단지 2주 동안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 내가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했고,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며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상대로부터 존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우리가 보여준 성적을 보면 상대가 우리에 맞춰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Save the best for last'(마지막을 위해 아껴놓다)’라는 영어 속담으로 26년 만의 첫 우승의 기쁨을 밝힌 슈틸리케 감독은 “나뿐 아니라 장현수가 대회 MVP에 뽑혔고, 김영권은 베스트 수비수로 뽑혔다. 우리가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서 받지 못한 상이 베스트 골키퍼다. 이는 우리가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비록 7년 만의 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냈지만 3경기에서 3골에 그친 공격력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9일 북한전에서는 무려 24개의 슈팅을 쏟고도 무득점에 그쳐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많은 축구팬을 아쉽게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득점을 위해서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북한전에 득점과 다름 없는 기회를 6, 7차례나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선수들은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의 냉정함과 기술적인 부분이 아쉬웠지만 이 부분은 손흥민이나 구자철과 같은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동아시안컵을 우승으로 마친 대표팀은 다음달 3일 열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를 위해 오는 31일 다시 소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