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동규 ('모기박사' 고신대 환경보건학부 교수)
여름철 밤잠을 설치게 하는 불청객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계속되는 폭염, 열대야가 그렇고요. 또 밤이면 '엥~' 소리를 내면서 귀를 맴도는 모기도 그렇죠. 특히 전국에 지금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진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꼭 모기가 나만 무는 것 같은 분들, 오늘 이 시간, 귀 기울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0년 동안 모기만 연구해 오신 모기박사,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의 이동규 교수님을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동규>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제가 ‘모기를 30년간 연구한 모기박사님이다’ 이렇게 소개해 드렸는데 모기의 어떤 점을 연구하시는 거죠?
◆ 이동규> 모기는 질병을 매개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퇴치를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모기의 정체를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 모기의 생태라든가 습성이라든가 또 모기 분류를 알아야 됩니다. 종류가 워낙 많거든요. 현재까지 모기를 연구해서 노벨상을 받으신 분들이 그동안 4명이나 있었거든요. 앞으로도 말라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거나 밝힐 수 있는 분이 나오면 노벨상 0순위다, 이렇게 얘기가 나올 정돕니다.
◇ 박재홍> 교수님이 꼭 그 상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웃음)
◆ 이동규> (웃음) 감사합니다.
◇ 박재홍> 모기가 지구상에서 위험한 생물 1위로 꼽힐 만큼, 그만큼 위험한 곤충이기도 한데요. 아직 정복하지 못한 모기 연구를 위해서, 모기를 직접 키우기도 하신다면서요?
◆ 이동규> 저희 사무실에서 8000마리에서 1만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굉장하네요. 그러면 교수님께서도 모기한테 물리기도 많이 물리셨겠어요.
◆ 이동규> 네. 연구하다 보면 많이 물리기도 하는데요. 특히 모기를 대상으로 흡혈실험을 한다거나 기피제 실험을 할 때는 사실 실험동물보다는 사람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물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 박재홍> (웃음) 세상에, 교수님 스스로 실험을 위해서 모기한테 물린다? 와, 그렇군요. 그만큼 열심히 모기 연구를 하고 계신데요. 모기 얘기를 깊이 들어가 보죠. 우리나라에 모기 종류가 굉장히 많다고요?
◆ 이동규> 네. 전세계적으로는 2500종 정도가 밝혀져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는 56종이 있고요. 주로 20종 정도가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종류가 되겠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가 생활하다 보면 유독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고 어떤 분들은 ‘나는 안 물렸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심지어는 잘 물리는 혈액형이 있다는 속설까지 있는데 사실입니까?
◆ 이동규> 우선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요. 우선 모기는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냄새를 맡으면서 흡혈 대상동물을 찾아갑니다. 그 중에 가장 냄새를 잘 맡는 냄새가 어떤 거냐면, 동물 몸에서 나오는 땀 냄새입니다. 땀이라는 건 아미노산 성분들이예요. 젖산이라든가 이런 분해물질들이 땀으로 배출이 되는데요, 그것을 모기들이 냄새를 맡아요. 20m 밖에서부터 냄새를 맡고 찾아가죠. 그래서 10m 정도까지 가까이 가게 되면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맡게 됩니다. 그래서 모기들이 잠을 잘 때 얼굴 근처로 잘 오는 거죠. 그리고 밝은 땐 다리 쪽으로 많이 가는데, 보통 발쪽에 땀이 많이 나고, 냄새를 많이 풍기기 때문에 그쪽으로 많이 가는 겁니다.
◇ 박재홍> 쉽게 말하면 발을 잘 안 씻으면 모기한테 많이 물리게 되나요? (웃음)
◆ 이동규> 네, 심지어는 운동화를 오랫동안 빨지 않아도 그쪽으로 몰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만큼 모기가 냄새에 민감하네요. 그런데 집안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기들 있잖아요? 갓난아기들이 모기에 잘 물려요. 그래서 엄마들은 차라리 나를 물지, 왜 아기들 피를 빨아 먹냐면서 모기를 원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기들이 진짜 더 잘 물리게 되나요?
◆ 이동규> 우선 나이에 반비례합니다. 그러니까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모기한테 덜 물리게 되는데요. 왜 그러냐면, 어릴수록 신체 대사 작용이 활발합니다. 몸에서 부산물도 많이 나오게 되니까 모기들이 많이 가죠. 그러니까 어디를 가서 모기한테 안 물리려면, 연세 많은 분들 옆에서 자지 말고, 어린 아이들 곁에서 자면 자기는 안 물린다는 얘기를 합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실제로 모기들이 무는 게, 연령대별로 반비례하니까, 아기들이 더 잘 물린다는게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네요.
◆ 이동규> 네. 그렇습니다. 혈액형하고는 관계 없고요.
◇ 박재홍> 그러면 이 모기를 퇴치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모기한테 안 물려야 되는데, 30년 경력의 모기박사님이시잖아요. 모기한테 안 물리는 방법은 뭔가요?
◆ 이동규> 물리지 않으시려면, 일단은 목욕, 샤워를 해서 땀 냄새를 많이 없애야 되고요. 땀을 흘리고 샤워를 안 하고 자는 사람하고, 샤워 하고 자는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샤워한 사람에게는 절대 안 갑니다. 그러니까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박재홍> 요즘 보면 모기 퇴치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는데, 효과가 있는 겁니까?
◆ 이동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30%에서 33% 정도 효과가 있는데요. 일단 암컷은 교미를 하고 나면 더 이상 교미를 안 하려고 그래요. 왜냐하면 죽을 때까지 몸에 정액을 보관하고 있는 주머니가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수컷이 본능적으로 덤벼들 때와 똑같은 날갯짓 주파수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보내면 암컷이 피하는 습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 박재홍> 재미있네요. 그러면 집안에서도 모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이것만 하면 모기를 좀 최소화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이동규>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방충망은 필수적으로 하셔야 되고요. 방충망을 완벽하게 했더라도 모기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때는 출입문을 열 때 문, 현관문 바깥에 앉아 있다가 사람하고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놈들이 그거를 알아요. (웃음) 그래서 문에 붙어있으니 조심하셔야 하고요.
그 다음에 베란다에 배수관이 있는데, 배수관 밑에 물 내려가라고 구멍이 뚫려 있잖습니까? 그런데 철물점에 가시면 배수관 마개를 팝니다. 마개를 잘 닫아 놓으면 모기들이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요. 환풍구를 통해서도 또 들어올 수 있어요. 구멍이 클 때는 망을 씌워서 신경을 쓰시면 가정에서는 모기를 잘 막을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현관문, 배수관, 환풍구 세 가지만 조심해도 많이 막을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마지막으로 지금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내려졌다고 하는데요. 일본 뇌염, 어느정도로 위험한 건가요?
◆ 이동규> 작년의 경우에는 환자가 26명이 발생이 되었는데요. 사실 뇌염모기한테 물렸다고 해서 다 걸리는 것은 아니고요. 또 뇌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뇌염까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500명 중에 1명 정도니까 높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걸렸다고 하면 굉장히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걸리면 치사율이 20~30%이에요. 치사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 다음에 치료가 완전히 되었다 하더라도 완쾌된 환자의 30%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정신박약아가 되고요.
이 뇌염 모기는 도시보다는 농촌에서 많이 발생됩니다. 왜냐하면 발생장소가 논이거든요. 특히 뇌염 바이러스를 많이 가지고 있는 종류가 돼지이기 때문에 돼지축사가 있는 동네에서는 상당히 조심하셔야 하고요. 아이들의 경우는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관련 정보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동규>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의 이동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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