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청년의 목소리가 외면당하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대책은 될 수 없다며, '설익은' 안이란 비판도 함께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9일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 가운데 10% 이상을 만 45세 이하 청년 후보에게 할당할 것을 제안했다. 또 광역의원 후보 중 20%, 기초의원 후보 중 30% 이상을 청년 후보로 채우는 1·2·3공천할당제를 요구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청년은 미래이고 분권은 동력"이라면서 "우리 당이 활력있는 젊은 정당, 실력있는 정책정당으로 가는 시작점"이라며 혁신안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청년리더 발굴과 청년정책연구소 연구기능 강화 방안 등도 혁신안에 함께 담겼다.
사회적 약자로 전락한 청년들이 당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취지다. 그간 당 내 기득권 세력 타파와 혁신을 주장했던 혁신위로서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앞서 일부 혁신위원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젊은 후배들과 소통하지 못한 소위 '86그룹'들을 비판했고, 이들이 자진해서 험지(險地)로 나갈 것을 공개 요청해 오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이번 혁신안은, 계파갈등에만 치중해 당과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기존 정치인들의 자리에 젊은 새 피가 수혈되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한 새정치연합 당직자는 "어떤 기준으로 공천을 하는지가 중요하겠지만, 기존 정치적 약자의 몫을 챙기겠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혁신위 이동학 혁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누군가를 쳐내고 그 자리에 청년을 넣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보다 합리적인 공천방향, 그간 청년과 함께 논의돼야 하는 부분들이 미진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혁신안을 두고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인 이야기"라며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또다른 새정치연합 당직자는 "당이 청년문제를 정책으로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공천할당을 줘야 한다'는 안으로 강제하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지위를 협소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청년의 정치참여는 적극 찬성하지만 이렇게 할당을 받는 식은 아니라고 본다. 당의 공천권을 나눠먹자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되물으면서, "또다른 실패한 486세대를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새정치연합 보좌관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88만원 세대인 청년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고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대표성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라면서 "나이를 불문하고 이들을 누가 대변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기존 기성정치인을 솎아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세대, 연령을 기준으로 산술적으로 끊어서 공천을 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