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측 "김정은 제1비서 면담 불발 아쉬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나흘간의 방북을 마치고 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여사는 방북 일정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점을 염두한 듯 "민간 신분인 저는 어떠한 공식 업무도 부여받지 않았다. 6·15 정신을 기리며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3박 4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희호 여사 측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면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8일 배포한 '이희호 이사장 평양 방문 결과와 의의'라는 보도자료에서 이 여사는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제1비서의 초청과 환대에 감사하고,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맹 부위원장은 이 여사의 평양 순안공항 도착시 영접 나온 인물이다.

김대중평화센터는 그러나 "이번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은 남북 간 대화와 만남이 단절된 경색 국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 여사의 평양 방문 그 자체가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이 여사는 남북 간 어려운 시기이지만 6.15 정신을 함께 실천해서 화해와 협력의 길을 열어가자고 말했고, 북측은 이번 방북이 제2의 6.15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또 맹 부위원장은 이 여사를 영접하며 김정은 제1비서가 이 여사는 선대 김정일 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6.15 선언을 하신 고결한 분이기에 정성껏 편히 모시고 원하는 모든 것을 해드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측은 평양산원, 애육원, 육아원 등 합의한 일정 외에 유선종양연구소와 양로원 등 더 많은 곳을 참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일정 내내 정중히 환대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 여사의 이번 방북은 민간 신분으로서 정부의 공식 업무를 부여받거나 수행하지 않았지만,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