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노동개혁의 또 다른 주체인 노동계와 야당이 여권이 주도하는 노동개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노동개혁 추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 앞머리부터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다"면서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올해 안으로 전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2년간 약 8천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공무원 임금체계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결정되도록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렇게 다시 한번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걸자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약속하고 나섰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공감한다"면서 "4대 개혁의 성공적 완수에 당의 명운을 걸고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사업장을 방문해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등 현장 행보에 나섰다.
이어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 등 간부들과 오찬회동을 통해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설득하는가 하면 조만간 청년 구직자, 그리고 재계 관계자들과의 현장 간담회도 가지는 등 발빠르게 노동개혁 추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노동개혁을 위해서는 노동계와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은 일방적으로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대국민담화 뒤 논평을 통해 "노사정 대타협을 결렬시킨 '쉬운 해고'와 노동자의 동의 없는 제도변경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면서 노동자들에만 양보와 타협을 촉구하고 대화를 종용하는 것은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한차례 노동개혁 합의를 이끄는데 실패한 노사정위 대신 청년층과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는 사회적대타협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여야간 노동개혁을 위한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기존 노동단체들 역시 노동개혁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을 만난 한국노총 간부들은 일반해고와 임금피크제를 노동개혁 의제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일반해고와 임금피크제 도입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의 핵심 의제로 이 두가지를 제외할 가능성이 낮아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