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넥센, 악몽의 4회말 수비

김택형.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실책에 이어 폭투까지 나왔다. 심지어 콜 플레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넥센의 더위 먹은 4회였다.

국민안전처는 6일 폭염 특보를 발령했다.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퓨처스리그 두 경기가 모두 폭염으로 취소됐다. 다만 오후 6시30분부터 열리는 KBO 리그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구단들도 더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구단 비용으로 에어컨 4대를 구입한 넥센은 에어컨을 들고 잠실 원정에 나섰다.


하지만 4회말 수비에서의 넥센은 마치 더위를 먹은 듯 했다.

넥센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4회말에만 무려 9점을 내주면서 5-15로 졌다. 넥센은 54승1무43패를 기록하며 4위로 내려앉았고, 두산은 54승42패로 3위가 됐다.

잘 던지던 선발 투수 김택형이 갑자기 흔들렸다.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홍성흔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오재원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3루 주자 스타트가 늦은 만큼 홈으로 던진 뒤 포수가 1루로 공을 뿌리면 아웃카운트 2개가 추가될 수 있었다.

그런데 김택형이 공을 더듬으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3루 주자 데이빈슨 로메로가 홈을 밟았고, 무사 만루 위기는 계속 됐다. 게다가 허경민이 유격수 키를 살짝 넘는 행운의 안타까지 때리면서 무사 만루에 3-0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일단 김택형은 김재호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타석에는 민병헌. 염경엽 감독은 1사 만루에서 김택형을 그대로 밀고 갔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이미 끝났을 이닝이기에 김택형을 믿었다. 하지만 김택형은 민병헌에게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맞고 주저앉았다. 스코어는 3-0에서 단숨에 6-0이 됐고, 넥센은 투수 교체 타이밍마저 놓쳤다.

결국 김택형은 박건우에게 적시타, 김현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하영민에게 넘겼다. 스코어는 7-0이었다.

넥센의 악몽은 끝이 아니었다. 한 번 먹은 더위에서 헤어나오기가 어려웠다.

1사 1, 2루에서 하영민의 폭투가 나왔다. 문제는 이후 플레이다. 투구가 포수 박동원의 뒤로 흐른 뒤 공의 위치를 가르쳐주는 선수가 없었다. 그 사이 2루 주자 박건우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고, 1루 주자 김현수도 3루에 안착했다.

게다가 로메로의 타구가 유격수와 2루수 사이에 뜬 것을 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놓쳤다. 게다가 2루 베이스 커버를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면서 로메로는 2루까지 내달렸다. 공식 기록은 2루타. 연이어 나온 더위 먹은 플레이였다.

넥센은 4회말에만 9점을 내줬다.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 등이 겹치면서 총 13명의 두산 타자가 4회말 타석에 섰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4회말이었다.

이어 5회초 3점을 따라갔지만, 5회말 다시 4점을 헌납했다. 13-3, 10점 차까지 벌어지자 염경엽 감독은 6회말 수비부터 박병호, 김민성 등 주전들을 차례로 빼면서 백기를 들었다. 넥센은 7회초 윤석민이, 두산은 7회말 대타 오재일이 투런 홈런을 날렸지만, 승패에는 영향이 없는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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