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6일 "17년 동안 삼성의 안방 살림을 맡아온 포수 진갑용이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한다. 올 시즌까지 KBO 등록선수 신분은 유지하지만, 포수 미트가 아닌 노트북을 벗 삼게 됐다. 공식 은퇴는 시즌 종료 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갑용은 최고 포수 가운데 하나였다. 1997년 OB(현 두산)에서 데뷔해 1999년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옮겼고, 이후 17년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2002년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총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들어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9시즌 1823경기 타율 2할7푼6리, 154홈런, 753타점이다.
특히 지난 5월14일 대구 한화전 6회 터뜨린 홈런은 국내 선수 최고령 홈런 기록(만 41세6일).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하면 펠릭스 호세(42세8일)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국가대표로서도 활약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는 부상 중인 몸을 이끌고 퇴장 당한 강민호 대신 마스크를 쓰고 금메달 순간을 만끽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을 리드했다.
진갑용은 시즌 초반까지 이지영, 이흥련 등 후배들과 번갈아 출전했다. 하지만 지난 6월6일 마산 NC전 7회 대타 출전 이후 그라운드에 서지 않았다. 여전히 일주일에 2~3경기는 뛸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와 함께 후배 포수들을 위해 은퇴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단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한 뒤 지도자 수업을 받을 계획이다.
진갑용은 "공식 은퇴를 한 뒤에는 코치 연수를 고려하고 있다. 당장은 선수가 아닌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며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정말 오랜 기간 선수로서 뛰었다.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섭섭하지 않을 리 없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