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박 대통령은 전 국민을 혼란에 빠트렸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국정원 사찰 의혹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면서 "사과의 메시지를 밝히고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말만 나열하는 자리였다"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롯데그룹의 진흙탕 싸움에서도 보듯이 시급한 것은 재벌 개혁인데도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하는 노동개혁만 외치다 끝났다"며 재벌개혁에 대한 언급이 빠진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이루고자 하는 공공·노동·교육·금융의 4대 구조개혁은 '일방통행식'으로는 절대 해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에 향해선 "대통령부터 변해야 한다고 국민이 호소하고 있다. 국민과의 충분한 소통이 뒷받침되고 대화와 타협, 통합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운영이 필요하다는 점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며 리더십의 변화를 요구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뻔한 소리 뿐이었다. 오로지 국민 탓, 노동자 탓이다. 국민들에게만 고통 분담을 종용하는 위압적인 태도마저 바뀌지 않았다"며 직견탄을 날렸다.
한 대변인은 기형적인 기배구조의 민낯을 드러내 롯데사태와 관련해 "몇 % 안 되는 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뒤틀린 재벌 중심의 시장경제 체제와 그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정말 극소수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는 시장교란행위가 기업구조를 흔들고 나아가 경제구조를 흔든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나 늘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이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조한데 대해서도 "노동과 세대의 고통분담보다 자본과 노동의 양극화가 더욱 문제"라며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그대로 놔두고서는 4대 개혁을 하든, 100대 개혁을 하든 달라질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