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팁] '암살'속 그곳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극장가의 ‘암살’ 열풍이 현재진행형인 까닭은 무얼까. 아마도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 탄단한 스토리 구성,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빼어난 역사적 고증 때문일 것이다.

최동훈 감독은 앞서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1930년대를 배경으로 찍을만한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꼽았다.

하지만 실제 스크린 속 재현된 1930년대의 모습은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자연스럽고 디테일까지 살려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로케이션 촬영과, 심혈을 기울인 세트장 제작으로 가능했다.

상해에 조성된 근현대 오픈 스튜디오를 활용하고, 고양시 일대 4100평의 공간에 5개 거리, 76동의 건물을 세트장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실감난 재현 덕에 1930년대의 백화점, 술집, 카페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은 실제로 존재했던 곳일까.


손탁호텔
총독 암살 미수 사건이 벌어지는 오프닝 장면의 배경은 손탁호텔이다. 지금의 이화여대 100주년 기념관 근처에 위치했던 손탁호텔은 경성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었다. 호텔의 1층에는 경성 최초의 호텔식 다방(커피숍)을 선보이기도 했다.

손탁호텔은 경성에 체류하던 서양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다.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 '톰 소여의 모험'의 저자 마크 트웨인도 이 호텔에 묵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손탁호텔은 훗날 친일파로 변절하게 되는 독립협회 회원들이 사무실처럼 썼던 곳이기도 하고, 을사늑약 당시 이토히로부미가 투숙하며 조선 대신들을 협박하고 회유한 곳이기도 하다.

미츠코시 백화점
주인공 안옥윤이 안경을 사러 갔던 화려한 미츠코시 백화점은 1929년에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으로 바로 현재의 신세계 백화점 본점이다.

1906년에 '일본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 출장대기소'로 지어졌던 건물이지만, 일본인이 계속해서 한국으로 유입되자 미츠코시가 아예 땅을 매입해 백화점으로 만든 것이다.

카페 ‘아네모오네’, 영화에서는 경성의 독립군 비밀거점으로 사용된 술집으로 등장한다. 남들의 눈을 피해 그 속에서 안옥윤과 동료들은 '거사'를 논의한다.

실제로 1930년대 경성에는 종로를 중심으로 꽤 많은 유흥문화공간이 존재했다. 주로 다방과 카페였는데 영화에서처럼 당시 카페에서는 차보다는 맥주, 양주, 포도주와 같은 주류를 판매했다.

'암살'은 실제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섞어 일제 강점기 하의 독립 운동을 보여줬지만 영화를 지탱하는 한 축인 장소만큼은 역사적 고증에 따라 실제 존재했던 곳을 적절하게 뽑아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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