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에 '국가반역죄' 적용하려 한 獨 검찰총장 '해임'

독일 정보기관 활동을 취재해 폭로한 언론매체에 반역죄를 적용하려고 했던 검찰총장이 결국 법무장관에 의해 해임됐다.

4일(현지시간)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하랄트 랑게 검찰총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마스 장관은 이전부터 "랑게 검찰총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해임을 건의한 바 있다.


앞서 랑게 검찰총장은 온라인 탐사보도매체인 '넷츠폴리틱'이 기사를 통해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며 국가반역죄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넷츠폴리틱이 독일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의 온라인 감시활동 및 이를 위한 예산 확충과 관련된 내용의 문서를 입수해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랑게 검찰총장은 "언론 자유는 중요하지만,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사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사라며 거센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넷츠폴리틱에는 순식간에 5만 유로(약 6,366만원) 상당의 후원금이 모금됐고, 지난 주 내내 언론 자유를 옹호하는 시민들의 거리 시위가 이어졌다.

현지 언론들 또한 국가반역죄 적용을 지적하며 너무 과도한 수사라고 질타했다. 또 해당 혐의가 이전부터 정치적 반대파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돼온 점도 지적했다.

또 나치 치하에서 경험했던 표현의 자유 억압에 대한 트라우마도 국민들로 하여금 이 같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한 요인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현직 법무장관 등의 윗선까지 검찰의 수사를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임기가 내년까지였던 랑게 검찰총장이 해임됨에 따라, 후임은 페터 프랭크 뮌헨 지방검찰청장이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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