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4일 신동빈 회장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해 신입사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이어 인근 오산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앞서 귀국 당일인 전날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자마자 제2롯데월드로 향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롯데 관계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라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폭로라든지 그런 부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 '가족갈등' 대신 '경영이슈'로 싸움터를 아예 바꾸는 신동빈
이미 한일 롯데에서 사장단과 이사진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현 체제를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는 여유도 읽힌다. 이날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사장은 일본에서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신동빈 회장과 함께 하겠다"며 충성을 거듭 다짐했다. 한국에서는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들이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을 선언하기도 했다.
◇ 신동빈 체제 하에서 임원들, 한일에서 일제히 '충성맹세'
상대적으로 속이 타는 쪽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한 때는 '아버지의 뜻'이 롯데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했지만, 현 체제는 철저히 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원톱 체제'를 만드는 기간 동안 신영자 롯데재단이사장 등 다른 형제 자매에게 보고를 하거나 가깝게 지내는 임원이 발견될 경우 가차 없이 해임했다는 얘기도 돈다.
◇ '아버지의 뜻'이 최대 무기인 신동주…폭로전으로 치고 빠질 수밖에
주주총회 준비를 위해 당초 전날 출국하려던 신 전 부회장이 일정을 미룬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호텔에 머물면서 신 총괄회장과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에서 쓸 수 있는 칼이 부친 신 총괄회장과 다른 가족들의 지원 정도에 불과하다보니 단도리를 위해 곁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베일에 싸인 롯데그룹의 지분구조 탓에 장·차남 양측 공히 주총 승리를 확신할 수 없고, 주총에서도 결론이 안날 경우 소송전 비화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은 물론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롯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어 극적인 봉합 가능성도 거론된다.